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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회가 오고있다/김정일,투자 손짓… 남북협력땐“무한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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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회가 오고있다/김정일,투자 손짓… 남북협력땐“무한한 힘”

입력
199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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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주석 김일성이 사망하고 그 자리를 승계할 아들 김정일의 능력이 우려되는 현시점에서 한반도의 장래를 냉전시대의 관점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즉 유혈 파벌싸움이 벌어져 북한이 공포의 정신병원이 되거나 아니면 공산진영의 멤버로 결연히 남는 두가지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이와달리 지역개발과 북한 주변국의 이해관계 측면에서 생각해 볼수도있다.특히 중국은 한반도에 혼란이 빚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고있다.김일성은 급격히 부상하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끼이기위해 사망하기 바로 전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장기집권한 독재자가 사라지고 나면 항상 기회가 오는 것은 틀림없다.한국에 투자한 투자전문가들도 인정하다시피 앞으로 김정일은 외국을 향해 투자유치 손길을 보낼 것이 확실하다.

 뉴욕의 투자회사 관계자들의 말대로 북한은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러가지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그 방법은 일본에 대해 전쟁배상금을 요구하거나 미국의 원조,한국기업 또는 다국적기업등으로부터의 투자유치가 될 것이다.

 이 경우 미국과 한국의 입장에서 가장 현명한 정책은 북한에 식료품 의류및 소비재를 쏟아붓는 것이다.남아도는 농산물과 유행하는 옷가지 그리고 남한에서 만든 자동차를 보내야 한다.북한주민들이 자동차를 타는 즐거움에 빠지게 해 파벌싸움없이 김정일이 아버지의 지위를 승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소비재는 이미 북한에 들어가 있다.최근들어 경제사정이 더욱 나빠진 북한 주민들에게 중국상인들은 국경무역을 통해 소비재를 공급,생활의  짜증을 덜어 주었다.

 남한과 북한의 생활수준 격차는 엄청나다.또 북한은 여러가지 점에서 위험한 것이 분명하다.만약 파벌싸움이 벌어지면 빈사상태의 북한경제는 완전히 붕괴되고 남한은 생산성이 훨씬 떨어지는 북한을 지원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한때 남한은 급격한 통일을 원했으나 지금은 점진적인 경제유대 발전을 바라고 있다.

 핵물질과 엄청난 병력을 보유한 북한에 혼란이 초래되면 위험이 더 커진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3만여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남한에 총부리를 겨눌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반도에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다.만약 북한이 분단상태로 남아 차근차근 경제를 발전시킨다면 남한의 대기업들은 생산성이 낮은 북한으로부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일본기업은 앞다투어 투자를 하려 할 것이다.

 현재로선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부정적인 것보다 가능성이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왜냐하면 북한은 현재 우방국이 없으며 중국을 포함해서 어느나라로부터도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개발을 추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또 잊지말아야 할 점은 북한은 늘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사실이다.한반도문제 전문가로 지난 88년 김일성전기를 출간한 하와이대학의 서대숙교수는 구소련과 중국사이에서 이익을 취하면서 북한을 이끈 현명한 독재자 김일성이 지난 70년대 북한을 서방에 개방하는 문제를 고려했었다고 밝히고 있다.

 김일성은 소련이 해체되고 중국이 자본주의방식으로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 카터전미국대통령을 초청해 환대하고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겠다고 동의했다.김일성의 이같은 의도를 김정일이 계속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정일이 호색가이며 테러 지원자란 오명을 얻고 있지만 그렇다고 김정일이나 군장교들이 경제개발이 절대절명한 과제란 사실을 모른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한국 전문가인 캘리포니아대학의 마이클 로빈슨은『냉전시대는 끝났다.이제 북한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들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남한은 이제 북한을 사회주의 악마의 소굴로 여기지 않고 그들의 경제를 개발시켜야 한다고 새롭게 인식하는 세기의 전환점에 발을 내디뎠다.

 로빈슨은 한국의 발전은 전쟁과 정복에 의한 식민주의가 끝나고 중국과 한국에서「왕조지배로부터의 혁명」으로 기록되는 개발 무드의 세기에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있다.이러한 철학을 기저로 남북한이 경제개발에 협력하면 무한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북한 경제가 남한 수준에 접근한다면 생산성이 향상돼「통합된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지난 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져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는 낙관론이 팽배했을 때 뉴욕증권시장에서 주당 43달러에 거래됐던 코리아펀드는 최근 주당 22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감격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그렇지만 한국은 감격을 현실화할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정리=박진열 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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