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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광폭정치」란/“모든일 통이 크게 처리”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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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광폭정치」란/“모든일 통이 크게 처리” 선전

입력
199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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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건축물 증거물로 제시/“대범함보다 과시욕·즉흥성 나타내” 북한은 90년대 들어 김정일이 모든 일을 「대담하고 통이 크게」처리한다면서 이를 「광폭정치」라고 명명, 대대적인 선전공세를 펴왔다.

 북한은 광폭정치의 증거물로 김정일이 직접 지시한 주체사상탑등 초대형 체제홍보물들과 1백5층 높이의 유경호텔등 평양시내의 각종 대형건축물을 들고있다. 이밖에 그의 통치력을 선전하는 치적물로 85년에 있었던 남한에 대한 수재물자공급과 자신의 50회생일을 기념한 근로자등에 대한 임금40%이상의 일괄인상조치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김정일의 치적물로 내세우는 이런 것들은 그의 대범함보다는 오히려 호사스런 취미생활과 함께 과시욕, 자기만족, 앞뒤를 재지않는 즉흥성을 보여준다는게 북한전문가의 설명이다.

 세계최대와 최고를 자랑하는 유경호텔의 경우 오래전에 공사가 중단돼 붕괴위험에 직면해 있다. 『남조선의 여의도 63빌딩보다 높은 호텔을 건설하되 자체 기술로 하라』는 김정일의 지시로 시작된 유경호텔 신축공사는 그의 과시욕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높이 약3백의 삼각추형 건물로 1백5층이나 되는 이 호텔은 89년의 평양축전에 맞춰 신축되었다. 그러나 이 호텔은 현재 외부골조공사만 마무리한 상태에서 붕괴위험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돼있다.

 김일성의 70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체사상탑도 김정일이 진두지휘했는데 대동강변의 1백30정보나 되는 부지에 1백70의 높이로 89년 완공됐다. 엄청난 규모의 이 탑은 개인숭배와 허영심의 극치를 보여주는 전형적 기념물이다.

 평양의 모란봉기슭에 세워진 개선문도 김일성의 70회 생일기념물이다. 김정일의 지시로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그렇듯이 크고 높은 위압적인 외관을 갖고있다.

 건축물이 그의 허영심과 과시욕을 보여준다면 85년에 있었던 대남수재물자제공은 그의 「앞뒤생각 없는 즉흥성」을 그대로 보여준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시 북한은 남쪽이 입은 수해를 도와준다며 쌀 5만섬 시멘트10만톤등 엄청난 양의 수해물자제공을 제의 했었다. 그러나 막상 우리측이 이를 수락해버리자 당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있던 북한은 그 물자를 조달하느라 엄청난 곤욕을 치렀다는 것이다.

 그의 즉흥성은 92년 자신의 50회생일을 기념해 노동자 사무원등의 임금을 일률적으로 40%이상 올려준 점에서도 나타났다. 파급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같은 파격적 임금인상은 이후 재정적자와 인플레심화를 가져와 경제운영에 막대한 혼란을 자초했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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