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험전무 「만회용 모험」우려/군사비 주름살 「감군논」외칠듯 김정일도 전쟁을 일으킬 것인가.
김정일체제가 북한에 등장하면서 우리국민이 가질 숙명적인 의문이다. 김일성이 한국전쟁을 일으킨 이후 그가 죽을때까지 40여년간 남한은 끝없이 전쟁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김일성정권은 이른바 혁명군사적 정통성을 바탕으로 태어났다. 김일성 유일지배체제는 민족해방전쟁이란 정치이데올로기에 의해 유지되어 왔다. 따라서 북한은 경제력을 뛰어넘는 과도한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군사적 도발을 일으키는 공세적 태세를 보여왔다. 북한의 군사정책은 궁극적인 목표를 적화통일에 두고 3대혁명역량강화와 4대군사노선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을 계속 유지해온 것이다. 김일성에 대한 전쟁원죄는 김일성의 정권안보가 빚어낸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김부자는 세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세적인 군사력증강정책을 펴왔다. 유례없는 부자 권력승계에 대한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끊임없이 안보위협을 강조하면서 군사력을 늘려온 것이다.
이 때문에 김정일은 권력승계작업과정중 군사부문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는 70년대부터 군에 대한 지도권을 확립하기 위해 군대내의 정치기관을 중심으로 한 대중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그는 일찍 대대장급 장교들을 자기 사람으로 심기 시작했으며 항일혁명전통을 강조, 오진우등 빨치산1세대의 지지를 얻어냈다. 김정일은 92년 4월 최고사령관과 국방위원장에 추대됨으로써 북한권력의 3대 기둥인 당·정·군중 가장 먼저 군사분야에서 공식적인 권력승계를 마무리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은 김정일이 김일성군사정책의 기본노선은 그대로 지켜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력적화통일, 군비증강 및 전사회의 병영화, 자주국방등 전략적 원칙은 고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균관대 임용순교수(정치학)는 『김일성은 모택동, 쿠엔 지압등의 동양식 군사전략에 근거한 많은 군사전략 저술을 남겼으나 김정일의 저작은 거의 볼 수 없는 것으로 미루어 전략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술적 차원에서 대담한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임교수는 『6·25나 게릴라전 경험이 없는 김정일이 전면전보다는 테러전술을 통해 선전효과를 노릴 것이며 휴전선의 국지도발로 대내적 정권안보를 도모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연구소 이춘근박사(정치학)도 『4대군사노선이나 군부중시등 김정일의 군사정책 역시 김일성과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정통성과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 대외적으로 유화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각종 대남 테러를 지시해온 담대한 성격을 가졌다는 그가 군경험이 없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돌발적인 군사모험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이 앞으로 군사정책에서 부담해야 할 가장 큰 모순은 북한의 경제력일 것이다. 그는 체제유지를 위해 군사적 우위확보 중심의 군비증강정책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나 군사비 지출은 북한경제성장의 최고 걸림돌이다. 김정일체제가 북한인민으로부터 새로운 충성심을 확대 생산하기 위해선 인민의 생활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것은 바로 군사비를 줄이는 방법밖에는 없다.
이러한 고민을 풀기 위해 김정일은 더욱 적극적으로 남한에 군비축소를 외칠 것이며 안으로는 적은 비용으로 군사력을 키울 수 있는 전략무기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다. 핵개발 역시 이런 모순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에서 비롯될 전쟁위협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부자세습의 근원적인 모순이 해결할 수 없는 전쟁원죄를 이어가는 것이다.<손태규기자>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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