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발달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체해부다. 인체의 신비와 사인을 구명하는데 해부가 주로 이용됐다. 합법적으로 해부가 처음 실시된 것은 기원전 171년께로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왕조 때라고 한다. 미라 제작 때문이었을 거라는 추측이다. ◆유럽의 인체해부기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302년 볼로냐에서 독살 의혹이 있는 시체를 법의학적으로 해부한 것이다. 당시 베니스 의사조합은 의사는 1년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인체를 해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의사 뿐만 아니라 화가 조각가도 인체를 올바르게 묘사하기 위해 해부에 열중했다고 전한다. 라파엘, 미켈란젤로, 다빈치도 그러했다. 이중 다빈치는 이상할 정도로 해부에 몰두해 1489년부터 20년간 남녀시체를 30구나 해부했다. 그는 「화가가 근육이 움직이는 모습을 알려면 근육 뼈등에 관한 해부학적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메모를 남겼다. ◆우리나라에선 인체해부가 언제부터 실시됐는지 확실치 않다. 조선조 선조 때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이 공부하던 시절 스승인 유의태의 시신을 스승의 유언에 따라 해부, 인체의 구조를 살폈다고 전하지만 사실 여부는 미묘하다. ◆김일성의 시신도 병리학적 해부를 했다고 북한은 발표했다. 민족의 가슴을 남북으로 가르고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의 심장은 얼마만큼 두꺼운 것이었을까. 해부학적으로 그의 죽음이 어떠했든 그는 역시 우리민족에겐 한의 존재일 뿐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김일성에게 조의를 표하자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의 행적을 아무리 해부해도 조의를 표해야 할 구석은 없다. 이젠 이들의 정신상태를 해부해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김일성은 죽으나 사나 똑같은 김일성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