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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1인독주」 답습 불가능/경제정책 어떻게 운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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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1인독주」 답습 불가능/경제정책 어떻게 운용할까

입력
199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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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엔 까막눈… 참모의존 불가피/연형묵·김달현 등 개혁관료 거취 주목 김일성의 퇴장과 김정일의 집권은 북한의 경제정책운용 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정치적 위상과 리더십이 천양지차인데다 대외경제환경이 종전의 폐쇄경제체제에서 지금은 개방경제체제로 변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데 있어 경제각료등 전문경제관료의 영향력이 현저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에서도 소위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 집단이 본격 부상될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생전에는 아무리 훌륭한 경제전문가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전지전능한 신」으로 칭송받은 김일성 자신이 자칭 최고의 경제전문가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황이 1백80도로 달라졌다. 김정일은 김일성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했으나 경제정책에 관한한 거의 까막 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통치자가 된 그로서는 이제 「참모들의 머리」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특히 김정일은 김일성과 같은 카리스마도 없고 정통성이 결여되어 있다. 전문관료집단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정책운용 스타일이 「김일성 1인 독주형」에서 「테크노크라트집단 주도형」으로 바뀌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경제팀 안에서 다양한 인맥들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경파 또는 온건파, 개혁파 또는 보수파, 국내파 또는 해외파등으로 나누어지는 도식적인 파벌의 형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이보다는 개인적 인간관계나 친소관계에 의한 인맥형성이 서서히 싹트기 시작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과연 누가 김정일의 측근 경제참모역할을 할 것이냐다. 김일성 사후의 권력서열을 예고해주는 장례위원회의 명단상으로는 당비서 겸 기계공업부장인 전병호(70), 당비서 겸 중공업부장이자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인 한성룡(67), 정무원부총리 겸 금속공업부장인 최영임(68), 정무원 국가계획위원장인 홍석형(68), 정무원부총리 겸 화학공업부장인 김환(64)등이 김정일의 경제브레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엄격히 말해 김일성이 선택해 놓은 사람들이서 「진짜 김정일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정일이 내부권력체제를 정비할 경우 경제팀의 재편도 불가피할 것이다. 이때 새로 등장할 사람이 누구냐가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연형묵 전총리와 김달현 전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53) 김정우 대외무역부 부부장(50) 김경희 당경공업부장(48)등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대외감각이 탁월한 개혁성향의 전문경제관료이고 「확실한 김일성가」의 일원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40∼50대의 김달현(김일성 5촌조카) 김정우(김정일 고종 4촌) 김경희(김정일 친여동생)등은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김달현은 지난 93년 부총리에서 좌천되어 현재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책임비서를 맡고 있다.

 김정일의 경제관이 어느 정도 바뀔지도 관심이다. 김정일은 20년동안 후계자수업을 해왔지만 경제정책 입안에 구체적으로 관여했다는 자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김정일은 「광폭정책」을 선호한 사람으로 실물경제에 관한한 문외한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폭정책은 대담하고 통이 큰 정책을 의미한다. 인민대학습당 주체사상탑 창광거리 개선문 류경호텔(1백15층)등 거대한 기념비적 구조물들이 광폭정책의 산물이다. 광폭정책은 북한경제에 큰 주름살을 안겨줬다.

 김정일이 2인자 시절에는 경제논리를 배제한 채 주민의 부담을 고려치 않고 무모한 광폭정책만을 선호했지만 1인자로 부상한 상태에서도 이같은 일을 계속할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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