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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북녘땅 궂은빗속 “썰렁”/본보기자 중서부전선「독수리고지」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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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북녘땅 궂은빗속 “썰렁”/본보기자 중서부전선「독수리고지」르포

입력
1994.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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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새벽부터 김일성찬양가 방송재개/우리 장병들 경계강화 “만반 대비태세”【중서부전선=박희정기자】 『중서부전선도 이상없다』

 11일 상오 육군무적태풍부대가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최전방 독수리고지에는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독수리연대 경계병들의 눈동자는 필승의 투지로 빛났고 철책선 주변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철책선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 코앞이 북한땅이다.

 평양에서 직선거리(1백50)로 가장 가깝다는 이 고지에 서니 강변의 북한측 오장동농장과 선전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부대는 특별경계령이 내려지기 전에도 24시간 만일의 상황에 즉각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응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주간경계때는 일반 초소에 병력을 배치하지 않고 관측소(OP)와 주요거점에만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 분대별로도 군견을 동원, 철책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그러나 평소보다 경계 및 상황보고 체제를 강화, 불시의 사태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야간경계 때는 주간경계와는 달리 초소마다 병력이 투입된다. 또한 시계가 불안정한 곳과 계곡, 사각지대에도 병력이 추가 배치돼 경계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와함께 철책선 안에 위치한 3곳의 최전방초소(GP)의 경우 주간에는 OP관측과 동일하게 GP내에서만 전방·영공관측활동을 하고 있으며 야간에는 인근참호와 초소에 병력을 증가배치, 경계강화를 펼치고 있다.

 대북방송은 김일성주석사망후 북한측을 심리적으로 자극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3단계통일방안,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소식등 무난한 내용만을 방송하고있다.

 중대장 최기용대위(28)는 『중대원들이 평시처럼 한치의 동요없이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며 『중서부전선은 우리에게 맡겨달라』고 믿음직스럽게 말했다. 경계병 이종근상병(22)은 『최전방을 지킨다는 책임감과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철책경비에 임하고있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조재용병장(25)은 『김일성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듣고 휴가를 보내던 부산에서 야간열차편으로 서둘러 귀대했다』면서 『군인은 조국의 명령에 죽고 산다』고 말했다.

 북한땅은 비에 젖은채 정적이 감돌았다.

 강변에 위치한 24만여평의 오장동농장도 조용했고 30여가구가 살고있다는 농장뒤 귀존리마을에서도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북한측 최남방 253 초소의 북한군인들은 평시처럼 움직였으나 웬지 의기소침해 보였다.

 김주석사망이후 중단됐던 북한측 대남방송은 11일 새벽 김일성찬양가를 시작으로 재개됐다.

 『위대한 수령과 친애하는 지도자를 민족의 구심점으로…』 『갈라진 국토와 민족이 하나되기 위해서 인민 모두가 대단결하자』 『북조선 사회주의는 영원할 것』이라는 대남방송이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럽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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