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서열순 헌화·추도/조문기간만 외교관 등 제한접근 할수도/백만집회·충성서약 등 김정일옹립 활용 현재 주석관저인 금수산의사당(일명 주석궁)에 안치돼 있는 김일성주석의 시신은 11일밤9시 유리관에 안치된 상태로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당초 북한은 11일부터 장례식(영결식 추도대회가 북한의 공식명칭) 바로 전날인 16일까지 조문객을 받는다고 발표해 금명간 김주석의 시신이 실제로 또는 사진으로라도 공개될 것을 암시했었다. 지난 76년 중국의 모택동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사망 나흘만에 시신이 공개됐었다.
김주석의 장례절차는 이미 시작됐지만 시신공개를 통해 사회주의권의 일반적인 장례형식인 대규모 군중집회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석의 사망발표후 북한주민들의 추도행렬은 생전에 이미 만수대 조선혁명기념관 앞에 세워진 초대형 김일성동상앞에 모아지고 있다. 북한주민들은 이 곳을 「김일성 광장」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17일의 장례식도 이 곳에서 집행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김주석의 장례절차에 관한 북한측의 발표내용을 보면 중국 모주석의 장례절차와 매우 흡사하다. 김주석의 장례는 소위 「10일장」인데 중국도 당시 모주석의 장례를 10일장으로 치렀고 무슨 이유에선지 지금의 북한과 마찬가지로 외국의 조문사절을 사양했었다. 또 평양과 각도 중심도시에서 조포를 쏘고 기립자세로 3분동안 묵도를 하며 모든 차량, 기관차, 선박들이 일시 정지, 일제히 사이렌을 울리도록 한 것까지 똑같다. 참고로 우리의 국장 또는 국민장은 보통 9일장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김주석의 장례절차는 중국식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장례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 지를 예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우선 김주석의 시신이 공개되면 김정일등의 권력자들이 서열대로 헌화와 함께 추도하는 요식절차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권력자들의 헌화자격이나 순서, 김주석의 시신앞에 서있는 위치등을 보면 북한 권력서열의 변동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때 김주석의 시신은 일반공개를 위해 금수산의사당에서 김일성광장의 조선혁명기념관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16일까지의 조문기간중 수백만의 북한주민들이 김일성광장을 찾을 것이 확실하고 북한 곳곳에서도 연일 군중집회를 잇달아 개최하면서 평양방문단 또는 혁명전적지 순례단을 대대적으로 조직할 수도 있다. 그리고 17일의 장례식때는 적어도 1백만 이상이 김일성광장주위에 운집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 모주석의 장례식이 치러졌던 자금성에도 1백만이 모였었다. 또 조문기간에는 북한주재 외교관등 외국인의 접근이 허용될 것으로 보이나 장례식때에는 중국의 예에 따라 외국인의 참석이 허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최고권력자에 대한 사회주의권의 장례절차는 거의 대부분 후계권력자의 옹립과정으로 활용돼 왔다. 김주석의 장례절차도 예외는 아니어서 북한은 이미 김주석에 대한 추도열기를 김정일에 대한 충성서약으로 연결시키기 시작했다. 북한방송은 김정일을 공공연히 「수령」으로 호칭하고 있고 각종 군중대회에서는 김정일에 대한 충성맹세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이 김주석을 땅에 묻을지 아니면 레닌 모택동 호지명의 예에 따라 수정유리관에 넣은 뒤 영구보존·전시할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북한이 김주석의 유리관을 짜기 위해 일본에 특별유리를 주문했으며 중국에 이미 기술진을 갔다 오게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영구보존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김주석의 수정유리관이 완성되면 아마도 새롭게 지어질 것이 틀림없는 「김일성기념관」에 안치돼 제한적으로 북한주민이나 외국인에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김일성 시신보존 어떻게할까/화학약품이용 방부처리 예상/유리관에 헬륨가스등 주입 미생물 차단
김일성의 시신이 영구보존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보존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의료전문가들은 적어도 미라로 보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미라란 자연상태에서 시체를 말려 피부표면에 수분차단제등을 입히는 방법이어서 얼굴모습이나 몸체의 형태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미라 처리는 이집트처럼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가능한 방법이다.
서울대의대 이윤성교수(법의학)는 『모택동이나 레닌등의 시신은 화학약품으로 방부·변성방지처리 한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김일성 시신도 이들처럼 화학약품을 이용, 영구보존처리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의대 이정빈교수(법의학)는 『김일성의 시신이 대형유리관에 보존될 것이라는 외신을 보면 아마 포르말린등으로 시신을 방부처리한 후 유리관 안에는 미생물이 살수 없도록 공기(산소·이산화탄소)를 빼내고 헬륨같은 가스로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통 해부학 실습을 위한 시체보관은 포르말린을 동맥 속으로 주입케 되지만 김일성사망직후 병리해부검사를 했다는 북한의 발표내용으로 볼 때 이미 심장부위의 혈관등이 손상됐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동맥으로 온몸에 포르말린을 주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의대 백상호교수(해부학)는 『먼저 식염수를 주입, 체내 혈액을 모두 빼낸 뒤 포르말린 페놀 알코올 글리세린 색소등을 머리 가슴 팔다리의 혈관에 주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색소는 피부색을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쓰인다.<송영주기자>송영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