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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대 참배”… 끝없는 행렬/「평온속의 오열」… 평양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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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대 참배”… 끝없는 행렬/「평온속의 오열」… 평양 표정

입력
1994.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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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꿇고 통곡… 실신자 많아/김정일에 “위대한 수령”호칭 평양은 전날에 이어 김일성주석의 사망을 애도하는 슬픔속에 잠겨있으며 김주석의 대형동상에는 시민들의 추도물결이 끊이지않는다고 외신들은 10일 전했다. 외신들은 그러나 평양시내는 혼란의 징후는 보이지않아 전체적으로는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한방송들은 김주석에 대한 찬양등 개인숭배내용을 담은 방송을 계속하고 있고 이와 함께 김정일을 전면적으로 부각시켜 사실상 김정일을 후계자로 선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수만명운집 애도

○…평양시내 만수대의 김주석동상 앞에는 수만명의 북한인들이 운집해 김주석의 사망을 슬퍼하고 있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동구의 외교소식통들이 평양 외교공관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동상앞에 시민들이 운집하기 시작한 것은 9일 하오3시께로 꽃다발을 들고와 울면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하오 7시가 넘어서면서 2만명으로 늘었으며 시내 각지에서 동상으로 향하는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평양교외에서도 버스나 트럭을 타고 평양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많아 경찰이 출동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또 『슬픔이 지나쳐 실신한 사람이 많아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군대가 출동하는등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시내는 비교적 평온하고 TV는 반복해서 김주석의 사망사실 및 그의 일생을 소개하는 화면등을 방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 외교소식통은 『김주석의 사망사실이 공식발표되기 하루전인 8일밤 평양의 몽골 대사관에서 있은 리셉션에 참가한 북한의 고위관리들이 전혀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이는 극소수의 북한 지도부가 김주석사망사실을 극비에 부쳤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80%가 방문할듯

 ○…수천명의 평양주민들은 10일 혁명박물관 앞에 세워진 김주석의 거대한 동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애도를 표했다고 평양에 특파된 소식통들은 전했다.

 평양을 방문중인 일본의 저널리스트 나카무라 가오루씨는 일본 지지(시사)통신과의 전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은 9일 자정이후에도 김일성광장등에 세워진 김주석동상 주변에서 오열하고 있으며 한 곳에 1만명 이상이 모인 곳도 있다』고 말했다. 나카무라씨는 『북한주민들은 무릎을 꿇고 통곡하고 있으며 「위대한 수령 김일성」의 이름을 외치며 땅바닥에 머리를 찧어대는 사람들도 있다』며 『평양주민의 80%이상이 김일성동상을 방문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TV와 라디오방송들은 김주석의 일대기와 항일 게릴라활동을 담은 특별 프로그램을 수시로 내보내고 있으며 평양시내 곳곳에 설치된 대형스피커에서는 장송곡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석사망이 발표된 지난 9일 김주석을 인터뷰할 예정이었던 그는 『주민들이 오열하고 있는 장소를 제외하고는 평양시내가 슬픔으로 가득찬 가운데 극히 조용한 상태』라며 『그러나 집단 히스테리등 혼란된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김정일,공석안나타나

 …김주석사망 이틀만에 북한주민들은 김정일을 「위대한 수령」으로 호칭하기 시작했다. 북한방송들은 이날 김일성사망에 대한 애도와 함께 김정일에 대한 충성결의를 다지는 주민들과의 인터뷰 방송을 집중 보도하면서 김정일을 「위대한 수령」 「또 한분의 탁월한 수령」으로 부르는 것을 소개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새벽 평양시 농촌경리위원장이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를 위대한 수령으로, 힘있는 어버이로 더욱 받들어 모시고 경애하는 수령님께서 생전에 바라시던 일을 이 땅위에 꽃피우는데 힘을 다바쳐 나가겠다』고 말한 것을 전했다.

 ○…북한은 김주석의 사망후 김정일을 새로운 지도자로 찬양했고 평양주재 외국외교관들은 평양에서 평상시와 다른 조짐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은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평양에 주재하는 한 외교관은 전화를 통해『9일 김주석사망발표 이후 충격에 휩싸여 우는 북한주민들의 모습이 목격되고 있는 평양시내 거리에서 군사활동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의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9일 하오8시40분 보도를 통해 김일성의 돌연한 사망은 『우리 당과 우리 혁명의 커다란 손실이며 온 민족의 가장 큰슬픔』이라고 말하면서 북한의 각계 각층 주민들은 『커다란 슬픔을 안고 만수대 언덕위에 세워진 김일성 동상으로 찾아와 큰 절을 드리며 비분에 잠겨있다』고 전했다.

◎김일성시신 영구보존/“특수유리관 일에 주문”

 북한은 김일성주석의 시신을 중국의 모택동, 소련의 레닌등의 예에 따라 대형유리관에 넣어 영구보존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정부당국자는 이날 『김주석사망이후 북한이 조총련을 통해 일본에 특수투명유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김주석의 시신을 담는 관을 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또다른 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한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김주석의 사망에 대비, 시신보관방법을 연구해왔는데 모택동의 경우를 모델로 정한 것같다』며 『작년 10월에는 북한의 기술요원들이 북경을 방문, 중국측으로부터 지하보존실 및 유리관에 관한 기술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평양 만수산에 김일성기념관을 세우고 그 지하에 김주석의 시신을 담은 유리관을 안치, 영구보존하며 일반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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