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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대북 영향력확대” 주도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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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대북 영향력확대” 주도권 싸움

입력
1994.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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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이 북한 김일성주석의 갑작스런 사망에 따른 대북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례적으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9일 김일성을 애도하는 조전에서 김정일후계체제를 시사하는 태도를 보였고 미국은 조문단 파견용의를 표명하는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해 미국내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미국의 대응/우호적 제스처속 사태 예의주시

 미국은 김일성 사후 북한의 권력이양과정을 우려섞인 시선으로  주시하면서 중국과는 달리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전무하다는 사실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클린턴미행정부는 만일의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북한의 권력투쟁을 방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중국측과 이해를 같이한다.하지만 동북아 지역안보의 주도권 쟁탈 차원에서 볼때는 북한내 새 정권 창출과정에서 중국의 입김을 배제해야 하는 입장이다.

 클린턴미행정부는 김주석 급서이후 북한의 새 지도부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내면서 신중하게 처신하고있다.

 이는 섣부른 정치적·군사적 대응이 자칫 북한의 새 지도부를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이기도 하지만 변혁기에 처한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지렛대가 없는 미국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으로 보인다.

 클린턴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윌리엄 페리국방장관이 국무장관 안보보좌관등과 협의, 주한미군의 추가 경계태세 돌입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건의한 것을 받아들인데 이어 평양에 조문사절을 파견할 용의를 밝혀 최고지도자를 잃고 비탄에 잠긴 북한지도부에 대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미국정부는 이처럼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기정사실화하고 그가 불확실성속에서 권력을 장악해가는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김정일정권의 탄생이 최선책은 아닐지라도 그가 현재 군부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조직도 거의 장악하고 있다고 보고 순탄한 권력이양 과정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그에 대한 묵시적 지지는 미국이 제한된 지렛대를 가지고 한반도의 질서재편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해보려는 안간힘으로 비쳐진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중국의 대응/김정일후계인정 관계지속 “포석”

 강택민총서기등 중국의 현지도부가 김일성사망을 애도하는 조전에서 김정일후계체제를 언급, 김정일체제의 조기안정을 통한 대북영향력 유지에 무게를 싣고 있는 느낌이다.

 강총서기 이붕총리 교석전인대상무위원장 등 3인명의로 된 조전은 『북한주민들이 김일성의 유지를 받들어 김정일을 우두머리로 하는 노동당 중앙의 주위에 단결하여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되어있다. 

 특히 모택동사후 화국봉이 모가 건네준 「칭변사 아방심」(당신이 일을 처리하면 나는 마음을 놓겠다)는 글귀를 후계자 인정증표로 사용한 중국의 정치현실을 감안할때 김일성을 애도하는 조전에서 김정일을 지목한 것은 그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는게 당연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중국은 김정일 후계체제가 하루빨리 안정기조에 올라 김일성과 맺어온 그간의 관계를 깨지말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 공백상태에서 중국지도부가 현단계에서 가장 유력한 김정일을 통해 대북영향력의 감퇴를 방지하자는 사전 포석이다.

 즉 김일성이 생전에 준비해온 김정일 후계체제를 인정함으로써 반대파의 동요를 막고 소원한 관계인 김정일을 끌어들이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조전이 김일성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아 김일성의 구상대로 김정일체제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망의 뜻을 담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3인의 조전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노동당 군사위원회, 정무원등 기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그간의 북한 성명서 이상을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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