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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대남방송속 적막감/휴일 휴전선 애기봉·도라OP서 본 북녘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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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대남방송속 적막감/휴일 휴전선 애기봉·도라OP서 본 북녘땅

입력
1994.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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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달리 군인·민간인 흔적없어/확성기까지 음량줄어 음산한 느낌【애기봉=이진동기자】 민통선구역안에 있는 최전방고지인 애기봉에서 바라본 북녘땅은 간간이 흘러나오는 대남방송속에 적막감에 휩싸여 있었다.

 해발1백54의 애기봉은 북한땅이 손에 잡힐듯 가장 가깝게 떨어져 있어 해마다 연말이면 성탄트리에 불을 밝히고 북한동포에게 평화의 불빛과 메시지를 보내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김일성주석 사망소식이 전해진 뒤 만 하루가 지난 10일 하오 찾아간 애기봉에서 내려다본 북한땅에서는 평시와 달리 군인은 물론 민간인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측은 대남방송에서 김일성 사망소식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공기가 조기로 게양됐고 김일성·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대남방송도중 추모곡이 흘러나왔다.

 북측은 9일 하오부터 우리측에 대한 비방을 일체 중지하고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을 받들어 평화통일의 위업을 달성하자」는 내용의 김일성부자업적 찬양내용을 반복방송하면서 중간 중간에는 혁명가와 추모곡을 내보냈다.

 1·2의 한강하구 너머로 보이는 「반전 반핵」푯말 뒤로 안개에 싸인 채 들어서있는 30여개동의 선전마을도 사람의 움직임이 거의 없이 조용한 분위기였다.

 해병청룡부대는 순찰을 강화하는 등 경계태세에 돌입해 있으나 전망대에는 휴일을 맞아 관광객들이 9일 이후 1천여명이나 돼 대조를 이뤘다.

【도라OP=서의동기자】 10일 하오2시.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북쪽으로 10 더 들어간 남방한계선내 도라관측소(OP)에서 바라본 북한마을은 안개에 휩싸인채 무거운 적막감이 감돌았다.

 북측 확성기에서는 김주석의 생전업적을 찬양하는 여자 아나운서의 잠긴 목소리가 고즈넉하게 흘러나왔고 선전마을인 금암골과 기정동에는 조기로 게양된 인공기가 검은 리본을 달고 이슬비 속에 휘날리고 있었다. 금암골의 전시용 연립주택부근에서는 흰옷 입은 10여명의 주민들이 어딘가로 줄지어 걸어갔다. 이곡리·기정동·하내동·미암골등 나머지 선전마을은 희뿌연 안개와 간간이 내리는 빗속에 사람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9일하오 김정일을「각하」로 부르던 대남방송은 이날 새벽부터는「영원불멸한 인민군의 우상」으로 격상시켰다.

 한 초소장병은『병력이동등 특이상황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확성기음량마저 평시보다 줄어 음산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갑영씨(40·회사원)는『김주석 사망후 북한의 동향을 가까이서 보고싶어 왔다』고 말했다.

 부모를 따라온 최은영양(11·수원 원천국 5년)은 『통일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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