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군요직에 포진 「정지작업」 끝마쳐/빨치산세대 「대이은 충성」도 변화없을듯 김일성사망 이후 북한의 권력구조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일성사망과 관련, 한때 쿠데타설등 위기상황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으나 김정일이 장례위원장에 추대됐다는 보도로 미루어 일단 부자권력승계는 무난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정일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최고지도자 수업을 오랫동안 받아 왔다. 그는 북한권력의 세 기둥인 당·정·군을 단계적으로 장악해 왔다.
특히 김정일은 이 3개 부분 중에서도 75년께부터 군내 대대장급 이상의 간부들을 자기 세력으로 심어오는등 군부를 가장 확실히 장악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80년 10월 6차 당대회에서 노동당 정치국상무위원, 당비서 중앙위원, 당군사위원으로 선출되면서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 확정됐다. 이어 90년 5월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일성)의 제1부위원장으로 뽑혔으며 지난해 4월 드디어 인민군총사령관 겸 국방위원장에 추대되면서 최고군사계급인 원수칭호까지 받았다.
김일성부자는 이러한 파격적인 직위 및 계급격상에 대한 군부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인민무력부장 오진우를 원수에 동반승격시키고 혁명 1세대인 대장급 8명을 한꺼번에 차수로 승진시켰다. 또 16명의 대장을 포함한 6백64명의 장군을 진급시키는 획기적인 군인사조치를 단행했다. 행정적으로 소좌계급을 달았을 뿐 군 실전경험과 지휘관 경력이 없는 김정일에게 군부원로의 충성심을 얻어내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따라서 이것은 북한군부의 세대교체이며 본격적인 김정일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전조였다. 김일성 사후에 대비한 체제정비는 이미 군사부문에서 거의 이뤄졌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를 맞추어 북한은 인민무력부와 각 군부대별로 군인집회를 열어 김정일을 『위대한 군사전략가이며 영장』이라고 찬양했으며 모든 북한군인들이 김정일원수만을 믿고 따르는 충신·효자가 될 것을 촉구했었다.
김정일이 북한군 최고지도자 위치를 굳힘에 따라 군부내는 그의 측근들이 실세로 떠올랐다. 김정일 군맥은 오극열(63·대장) 김강환(61·대장 당군수부장) 김두남(64·대장 전당군사부장)등 3명이 정점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모두 김정일처럼 만경대 혁명학원 출신으로 구소련에 유학을 다녀온 엘리트들이다.
이들 3명에 이어 군총정치국 조직담당 부총국장 이봉원(65) 해군사령관 김일철(65) 공군사령관 조명녹(68)등 이른바 「80그룹」이 뒤를 떠받치고 있다.
김정일의 군인맥은 혁명 2세대를 중심으로 당의 군사부문, 인민무력부, 사회안전부, 국가보위부, 호위사령부등 주요 부서의 핵심요직에 포진하고 있다.
물론 김정일의 군부장악에는 오진우인민무력부장, 최광인민군총참모장, 이을설호위총국장등 빨치산 1세대들의 충성과 협조가 절대적이었다. 이들은 김부자의 무마책으로 이미 차수진급등 예우를 받았다. 따라서 김일성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으로 평생을 버텨온 이들이 그가 죽었을지라도 여전히 김정일을 추종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러한 군부내의 김정일체제구축으로 인해 김일성 사후 쿠데타등 급격한 권력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특히 당과 행정부에 김정일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으나 이들이 정책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아 권력장악에는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김정일이 김일성과 같이 주민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생활고등으로 주민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김정일이 상황타개를 위해 무리한 도발행위를 자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손태규기자>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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