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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당혹속 대북채널 총동원령/선적중단·투자계획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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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당혹속 대북채널 총동원령/선적중단·투자계획 유보

입력
199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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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적으론 경협 급진전”희망적 관측/경제부처·금융계도 비상근무체제 돌입 삼성 현대 럭키금성등 재벌그룹들은 비상임원회의를 열어 갑작스런 남북관계변화에 따른 대책을 숙의하는 한편, 해외지사망등 대북채널을 총동원해 북한의 군부동향을 파악하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주석의 사망소식을 접한 재계는 당혹감과 함께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마련하느라 바쁜 모습들이었다. 

 재계는 주말인 이날 하오 임원진과 북한업무를 전담해온 관련부서 관계자들의 대책회의를 가졌다. 재계는 또 북한과의 임가공무역을 전담해온 해외지사에 원부자재의 추가선적을 일단 보류하고 대북투자계획도 전면 유보키로 하는 한편, 북한의 변화에 대한 상황별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등 장·단기대책수립에 들어갔다. 재계는 북한의 후계구도에 따라 남북경협의 속도나 방법은 크게 달라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남북경협이 당초예상보다 급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날 하오 유럽 출장중인 이건희회장에게 김주석의 사망소식을 전하고 상오11시에 퇴근한 일부 임원들에게 긴급연락을 취해 대책회의를 가졌다. 최근들어 북한과의 경협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던 럭키금성그룹은 해외 지사망을 동원해 김주석의 구체적인 사망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한편 북한과의 경협을 일단 유보키로 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앞으로의 상황변화에 따라 남북경협은 크게 바뀔 것이며 현 단계에서는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경제부처들은 이날 점심식사도중 김일성주석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즉시 부처별로 간부회의를 열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조치들을 점검하는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특히 김일성주석의 사망원인에 따라 대응책이 달라지므로 TV와 라디오등의 속보를 챙기며 사망원인에 촉각을 세웠다.  

 정재석부총리겸경제기획원장관은 김일성사망소식을 접한후 김영삼대통령주재의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기획원 전직원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렸다. 기획원은 또 이날 하오 한이헌차관주재로 긴급 경제차관회의를 소집,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부처별 대응책을 점검했다. 재무부는 이날 하오 국장급회의를 열고 비상계획관으로부터 비상시에 취해야할 조치들을 설명듣고 각 국별로 점검에 들어갔다. 특히 재무부는 금융적인 측면에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할 조치사항들의 점검에 주력하고 있다.   농림수산부 국장급이상 간부들은 이날 국회 농림수산위 의원들과 점심식사를 겸한 상견례를 가졌으나 김일성주석의 사망소식을 듣고 점심을 서둘러 끝내고 과천청사로 복귀했다. 최인기농림수산부장관은 청사에 돌아와 국장급이상이 참석한 간부회의를 열고 직원들의 비상근무를 지시했다. 상공자원부도 과장급이상의 간부직원들을 대기시키고 각부문별로 점검작업을 벌였다. 상공자원부는 특히 원자재와 에너지의 수급상황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비상근무태세에 들어갔다. 이날 각 은행 창구는 사망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평일과 별로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금융기관들은 각국에 있는 사무소등을 통해 정보수집에 나섰으나 대부분 국가들이 토요일 휴무여서 다소 애를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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