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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내부 돌발상황가능성 주시/북과 고위급회담 미 대응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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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내부 돌발상황가능성 주시/북과 고위급회담 미 대응책은

입력
199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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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일과 협력 권력공백 대처/온건개혁세력지원에 최대노력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고위급회담이 시작된지 수시간만에 나온 김일성북한주석의 사망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한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주석의 사망에 따른 미국측의 1차적인 대응은 북한내부에서의 돌발사태 발발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 강구이다. 김일성의 1인통치에 의존해온 북한내부에서의 정변이나 이에따른 대남 무력도발 가능성은 동북아 질서의 틀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위험요인을 내포하고 있기때문이다.

 미국정부는 이에따라 김주석의 사망소식이 나돈 직후 주한미군을 비롯한 태평양사령부에 경계태세의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와함께 중국 러시아 일본등 관련국과의 긴밀한 협의하에 북한내 권력의 진공상태를 이용하려는 세력들에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순조로운 권력승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일의 주석직 승계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은 대체적으로 냉소적이었다. 다만 북미대화를 주도해온 국무부 관리들은 김정일의 승계를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비해왔다. 북핵문제로 한반도의 위기가 극도에 달했을 때도 북한이 그들의 외교적 수사와는 달리 대남 도발을 감행치 못할 것으로 믿었다.

 북한문제에 정통한 한 행정부관리는 『김일성은 최근 몇년동안 세계 인민의 한결같은 축복속에 부자간의 권력승계식을 갖는 꿈을 꾸고 있었다』면서 『김주석이 최근 카터전대통령에게 밝힌 핵동결 결정도 그같은 잔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측은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에 한가닥 서광이 비치는 상황에서 발생한 북한 최고위층의 유고사태에 대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것은 김정일에 대한 정보부재가 주요인이다.

 미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국의 정보당국은 김정일이 군부를 앞세워 북한의 핵개발을 추진해왔다고 믿고있다. 이같은 분석이 사실이라면 김정일의 권력장악은 미국의 북핵저지계획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게되며 미북관계 정상화의 길은 또 한 세대 이후로 밀려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클린턴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의 일부 고위관리들은 CIA의 대북정보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정부내 고위 소식통들에 의하면 CIA는 지난 5월말에도 북한 영변 5급 원자로에 대한 북한의 연료봉교체 능력을 과소 평가해 대북 협상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의 상황이 극히 유동적이긴 하나 북한이 최고지도자 김일성의 이름으로 미국에 약속한 핵동결 약속을 후계자가 정면으로 파기하고 나서는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김주석 이후」의 북한내 온건개혁세력 지원에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김주석 사후의 북한내 위기를 하나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그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는 북한의 새 정권이 적대적이지 않는한 미국은 우선적으로 그들의 1차적 관심사인 식량난과 에너지난을 해소해주기 위해 미공법 480에 의한 식량원조를 개시하고 발전설비를 긴급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둘째는 북미 관계정상화 일정의 조속한 추진이다. 미국은 차기 북한정권이 친한적이거나 친미적인 색채를 띨 경우 즉각적인 수교관계를 맺어 궁극적으로는 통일과정에서의 영향력 행사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로 북핵문제의 해법은 일괄타결쪽으로 굳어지게 될 게 분명하다. 북한에 대한 까다로운 요구는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에 앞서 북한내의 친서방적인 권부의 탄생을 유도하는 어려운 작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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