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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사망/북핵해결 갈림길에/핵추진의도·권력향배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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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사망/북핵해결 갈림길에/핵추진의도·권력향배 따라

입력
199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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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타결­최악상황 갈릴듯 북미회담재개등 최근의 대화국면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 김일성주석의 돌연한 사망은 북한핵문제 해결의 향후 상황전개에 예측불허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석의 사망이 북한핵해결의 전체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북한핵개발의 진정한 의도가 어디에 있었으며 북한권력내부에서 누가 주도적으로 이를 추진해 왔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선 북한이 핵무기의 개발을 강행하려 했다기 보다는 북한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등과 정치 경제적 관계를 호전시키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의사였다면 현재의 대화분위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북한권력의 내부사정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서방과의 관계개선에 적극성을 보이는 이른바 「비둘기파」가 이 계획을 주도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대로라면 북미회담은 다소의 우여곡절을 겪기는 하겠지만 회담의 계속을 통해 핵문제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또는 북한의 주장대로 「일괄적인」 타결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면서도 결국은 핵무기를 자체 보유할 생각이었다면 김주석의 사망은 이 계획의 추진에 가속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북한내부에서는 예의 자주노선과 민족적 자존심을 앞세우는 「매파」가 발언권을 높여갈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매파들은 「핵보유=체제유지」 등식을 주장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탈퇴에 이어 기회를 노렸다가 적당한 구실을 만들어 핵확산금지조약(NPT) 완전탈퇴의 수순을 밟아 나갈 것이다.

 핵문제해결의 대화를 통한 해결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우리 정부가 공식적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정작 「끔찍한 상황」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은 김주석의 사망이 북한내부의 권력암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이다. 권력암투의 경우라면 최근의 상황전개를 역전시키려는 강경세력이 사태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아 북핵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완전히 놓쳐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예측은 물론 가상적인 것이긴 하지만 김주석이 병사했다고 하더라도 사후에 어떤 세력이 북한을 주도해 나갈 것인가에 따라 「실제상황」으로 현실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정부당국자들은 현재 제네바에 가 있는 북미 3단계회담의 북측대표단 움직임이 향후 상황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회담이 계속될 것인가, 중단될 것이냐의 여부 또 중단될 경우 재개일정을 마련할 것이냐의 여부등이 현재의 시점에서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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