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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무역통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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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무역통일(사설)

입력
1994.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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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예멘과 북예멘이 통합된지 2년만에 또다시 갈리어 내전끝에 북예멘이 남예멘의 수도를 함락시킴으로써 10주일만에 무력에 의한 통일을 이룩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예멘사태를 지켜보면서 통일에의 길이 얼마나 어렵고 험난하며 특히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통일이란 것이 얼마나 허구적인 것인가를 새삼 절감하게 된다.

 2차대전 이후 지금까지 분단됐다가 통일된 나라들로는 3가지 유형이 있다. 그것은 월맹에 의한 공산화 통일, 서독에 의한 흡수통일, 그리고 남북예멘의 대등한 통일이다. 우선 월맹의 경우 동족간의 오랜 전쟁끝에 무역으로 강점, 통일한 것으로 많은 피를 흘리게 했고 또 승자의 철저한 통제, 탄압에 의한 강제적 통일이란 점에서 많은 문제를 남겼다.

 독일통일은 소련등 공산체제의 붕괴로 인해 모든 것이 낙후된 동독이 자발적으로 서독에 흡수된 것으로 철저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진행된 점이 독특하다.

 예멘 통일의 경우 원래 북예멘은 시장경제 및 민주공화체제를, 남예멘은 계획경제체제 및 사회주의 정체여서 철저히 대립적이었지만 남예멘이 후원국이던 구소체제 붕괴후 극심한 경제난을 겪은 끝에 새 정부의 모든 관직을 대등하게 분배한다는 제의때문에 통합에 응했었다. 즉 대통령은 북, 부통령은 남하는식으로 각료직등 모든 기관의 장과 차석직을 기계적으로 분담했다.

 한마디로 예멘의 통일은 사회 문화 종교 생활등에 있어 이질적인 요소를 그대로 둔채 남북의 정치세력이 자리보장과 장차 부의 수입을 기대하며 손을 잡았다가 핑크색꿈이 무산되자 등을 돌린 셈이다.

 어쨌든 예멘이 남북간 동화의 실패로 평화통일을 정착시키지 못하고 무력통일로 이어진 것은 불행한 일이다. 재통일했다고는 하나 남예멘의 반군들이 저항을 선언하고 있어 완전통일이 달성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무력통일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예멘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몇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정치적 인위적 기계적인 통합을 추구해서는 안되고 통합전 상호 부신과 오해의 제거, 적대감 불식을 위해 상당기간 완충기를 두어야 하며, 일반 국민들간의 이질감 극복을 위해 꾸준한 교류가 반드시 선항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함께 통일은 양측 주민들의 의사가 최대한 존중되어야하고 반드시 평화적이고 민주방식으로 이룩되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분단이래 남북한의 통일에 대한 기조와 방안은 극과 극일 정도로 대조적이다. 남측은 3단계통일방안 아래 민주적 국민합의, 공존공영, 민족복이를 실천정신으로 삼고 있는데 비해 북측은 남조선혁명을 통한 공산화를 목표로 삼는 소위 고려연방제안을 내세우고 있다. 양측이 이런 안과 목표를 지닌채 예멘식의 통합이란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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