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갈루치 “낙관전망”­강석주 “해봐야…”/북-미회담 레만호 주변표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갈루치 “낙관전망”­강석주 “해봐야…”/북-미회담 레만호 주변표정

입력
1994.07.09 00:00
0 0

◎북측,보도진에 일정·공관설명 등 우호적/내외신기자 백50여명 열띤 취재경쟁 ○…레만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에서 8일 개시된 북·미3단계고위급회담은 양측이 이번에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야겠다는 진지한 분위기속에 진행. 상오 9시 30분(현지시간) 북한 대표부에 도착한 갈루치미수석대표등 13명은 회담장 앞에 미리 나와 대기한 강석주수석대표등 북한 대표단으로부터 환영을 받고 곧바로 회담장인 별채 건물 문화회관으로 함께 입장.

 강대표는 만면에 웃음을띠고 갈루치대표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어깨를 가볍게 치는등 매우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잠시후 두 수석대표는 밖으로 나와 보도진에게 포즈를 취했는데 회담전망을 묻는 질문에 갈루치대표는 『희망적으로 낙관한다』(HOPELY OPTIMISTIC) 미대표는 『가봐야 알지요』라고 짤막하게 대답.

 북한대표부 앞에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카터전미대통령의 방북을 단독 수행했던 CNN의 마이클 치노이기자등 1백5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운집, 이번 회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반영.

 북한측과 스위스 경찰은 일일이 기자들의 신원을 신청서와 대조한 후 경내에 입장을 허가. 회담이 시작되자 북한은 보도진에게 철수를 요구.

 ○…북한측은 보도진에게 이날 회담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공관건물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등 지난해보다는 훨씬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회담의 성공을 바라는 그들의 기대를 반영.

 북한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통일이 되는 것 아니냐』며 회담이 잘 되기를 기원.

 그는 이어 『북한공관은 제네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민족의 자랑』이라며 『통일이 되면 코리아공관이 되겠지요』라고 언급.

 ○…양측은 지난해보다 2명이 많은 13명으로 대표단을 구성. 북한측은 핵문제 전문가인 김계관순회대사와 허종전유엔부대사를 비롯, 외교부의 미주과·국제원자력기구(IAEA)담당과 간부들이 대부분. 2차회담 대표단중 이번에 빠진 사람은 불과 1명으로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여실히 반영.

 미국측은 갈루치외에 존 리치IAEA담당대사와 토머스 허바드동아·태담당부차관보, 케네드 퀴노너스북한담당관등 주로 동아시아담당외교관들과 군축전문가들로 대표단을 구성.

 ○…첫날 회담은 양측이 서면으로 준비해 온 각자의 기본입장을 제시하는 선에서 종료. 양측은 이를 토대로 주말인 9일 미국대표부에서 본격적인 협상을 벌일 예정인데 10, 11일에는 본국정부와 연락하고 훈령을 받은 후 12일 회담을 속개할 계획.

 회담은 다음 주말까지는 계속될 것이 확실한데 더 연장되거나 아니면 일정기간 후 다시 4단계회담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양측 수석대표는 첫날 상오회담을 마친 후 단독 오찬 대좌하면서 긴밀한 대화를 계속. 하오 6시 30분에 회담을 마친 양측은 북한측의 초청으로 북한대표부에서 만찬을 갖고 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며 건배.【제네바=한기봉특파원】

◎대북문제 전담… “핵사냥꾼” 별명/미 수석대표 갈루치는 누군가/정치학교수 출신… 이라크선 해프닝도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정치군사담당차관보(48)는 끈질기고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정치학교수 출신으로 지난 74년 관계에 입문한 갈루치차관보는 원칙에는 절대 물러설줄 모르는 탁월한 이론가이기도 하다. 이같은 성격 탓으로 지나치게 소심한 완벽주의자라는 평을 함께 듣는다. 

 갈루치는 국무부내에서 「핵사냥꾼」또는 「미스터 노스 코리아」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핵사냥꾼」은 그가 지난 91년 9월 유엔의 이라크 핵사찰단의 부단장으로 이라크의 핵개발계획이 담긴 극비보고서를 농무부건물에서 찾아내 반출해 나오다가 이를 저지하는 이라크 정보요원들과 바그다드의 한 주차장에서 4일동안 대치한 사건이 있은 후 얻게된 별명이다. 이라크는 결국 미국의 공습 위협에 굴복해 갈루치 일행이 문서를 휴대하고 출국하도록 허락했다.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갈루치차관보가 당시 총기로 무장한 이라크 요원들의 위협을 받아가면서도 사찰대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그들과 함께 족구를 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당시 일화는 그의 성격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욕주 브루클린 출신으로 스토니브룩 소재 뉴욕주립대를 졸업한 뒤 브렌데이스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경력으로는 국무부 조사정보국 과장(1978), 정책기획실요원(1979∼1981), 근동및 동남아국장및 정치군사국장(1982∼1984), 군사대학교수(1988∼1991), 북핵담당 고위정책운영단장(1994·1∼)등이 있다.

 상원 정보위에서 근무하다 현재 국무부 관리로 재직중인 부인 제니퍼 심스와의 사이에 중학생인 딸과 국민학생인 아들 하나를 두고있다.갈루치차관보는 이번 협상에 앞서 『궁극적으로는 전쟁이냐 평화냐의 문제』라고 전제한뒤 『엄청나게 무거운 책무를 느낀다』고 말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