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공자의 제자들 가운데 한사람인 진항은 어느날 공자의 아들 백어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선생님의 아들이시니 가정에서 특별한 교육을 받으시겠지요」. 그러자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아버님은 늘 올바른 말을 하려거든 시경을 배우고, 올바른 행동을 하려거든 예를 배워 실천하라고 말씀하셨을 뿐입니다」 ◆고사에서는 또 공자가 제자들을 불러 놓고 가르치는 자리에서 「자식은 부모가 하는대로 배우며 행동하는 것이니 항상 바르며, 옳고, 모범되게 하라. 이것이 바로 가정교육의 근본이다」고 했다. 그리고 공자의 이같은 가르침들은 언제나 그의 집뜰(정)에서 행해졌다 하여 정훈으로 불리고 있다. 곧 공자의 가정교육논이다. ◆당시에는 시와 예가 가장 중요한 교본이었고 공자 역시 이를 수학의 근본으로 여겨 모든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주석에는 자기 자식이라 해도 특별한 교육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지금 일부 기혼 남성들 사이에 「가족들이 사양하는 아버지」란 표현이 유행이다. 얼마전 지방의 한 대학에서 「훌륭한 아버지」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있고부터였다. 여기에 참석했던 어느 여교수가 「이러한 아버지는 사양합니다」란 내용으로 여섯가지 유형을 발표, 박수갈채를 받은데서 였다. 화를 잘 내며 잔소리가 많거나 무뚝뚝한 형, 자신의 취미생활에만 열중한 나머지 가족들에게 고독감을 안겨주는 형, 가족들의 각종 기념일을 무시하는 형이 포함되어 있다. ◆많은 가장들이 이에 해당됨직도 하다. 지금까지 줄곧 지적되어 온 유형들이 현대화되고 구체화되었다고도 꼬집는다. 복잡하고, 바쁘며, 짜증나는 현대사회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런 가장들은 자식들에게 어떤 정훈을 주는 것일까. 올해는 「세계 가정의 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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