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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코리아”이미지 심자/한국기업 동남아전략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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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코리아”이미지 심자/한국기업 동남아전략 바꿔라

입력
1994.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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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찾는 투자방식 이미 한계/기업·판매망 현지화 시급한 과제 동남아 진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급속한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동남아 각국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도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진출방식으로는 이내 한계가 닥쳐 이 좋은 기회를 무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동남아 각국의 전자제품 상가는 소니 파나소닉 내셔널 도시바 산요 파이오니어 켄우드등 온통 일본상품 일색이다. 일제 전자제품 틈바구니에 가끔 삼성과 금성 등 우리나라 제품들이 놓여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눈을 비비고 봐도 한국 제품을 찾을 수 없는 대리점도 있다. 『일본기업들이 대리점에 한국상품을 전시하면 일본제품을 공급해주지 않겠다고 협박하기 때문』이라는 현지 한국기업관계자들의 말은 동남아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판매망구축이 한국제품 진출의 선결과제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공동의 이미지 홍보도 중요하다. 앞날을 내다보고 꾸준히 한국을 알려야 한다. 일본은 동남아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 이미지 홍보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동남아 각국의 공항에서 손님들이 짐을 나를 때 쓰는「카트」에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상표나 상호가 영문으로 쓰여있다. 필리핀의 카비테 공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인근 주민들에게 쌀 의류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저임금만을 찾아나서는 투자진출은 한계에 부딪쳤다. 저임금의 과실만 노린 투자진출은 또 한국과 한국기업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필리핀에 진출한 일부 한국기업들은 최저임금 이하의 봉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최대의 노조연합조직 TUCP의 멘도사의장은 『노조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그같은 한국기업의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현지화도 중요하다.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관계자들은 『본사에서는 경리등 핵심직원만 파견하고 공장은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며『현지 근로자들이 회사를 자신들의 것으로 느끼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들간의 과당경쟁은 시장 개척의 장애물이다. 동남아에서 우리 기업들끼리 상호비방, 덤핑경쟁, 영업권 또는 상권침해 분쟁등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일부 공단에서는 우리 기업들끼리 서로 근로자를 빼내오는등 지나친 인력 스카우트 경쟁을 벌인다. 홍태원무역진흥공사 필리핀관장은 『해외에서 일본 기업들은 국가이익을 위해 서로 뭉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기업들끼리는 지나친 경쟁을 하는 때가 많다』며 『필리핀에서는 지난 해부터 대사관 무역진흥공사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무역회의를 개최하면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술에 승부를 거는 것이다. 아무리 장사를 잘해도 질좋은 상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기업관계자들은 『제품의 질이야 말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기업들이 기술 향상에 더많은 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했다.【마닐라=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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