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배우자” 한·일·대만·태국서 사람 몰려/사설학원 성업… 대졸여성과 계약동거도 성행 ○…필리핀이 「영어회화수출국」으로서 짭짤한 어학특수를 누리고 있다. 아시아국가중 경제수준면에서는 최하위그룹에 속하는 필리핀에 태국등 동남아시아국가는 물론이고 한국 일본 대만등 선진국을 자처하는 나라에서조차 영어회화를 배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
필리핀은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는데다 생활비가 아주 싸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동남아시아권의 영어회화보급센터로 부상하고 있다. 마닐라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어회화를 가르치는 사설학원이 성업중이고 필리핀국립대학등 고급교육기관들도 영어회화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어학코스 기간은 1∼6개월로 다양하고 비용도 월3백∼4백달러에서 수천달러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최근 들어서는 영어연수와 관광을 겸한 「꿩먹고 알먹기」식의 관광상품까지 등장해 이채. 대만 일본등 일부 외국인들은 고급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대졸출신의 젊은 여성과 아예 1∼2개월동안의 동거계약(계약결혼)을 맺은 다음, 낮에는 정규 영어학원을 다니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고. 이들은 밤낮으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데다 공휴일에는 동거인을 가이드삼아 유명관광지를 여행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경제피폐로 일자리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인 필리핀에는 이들 여성들을 알선·공급해 주는 조직들이 번창, 공개적인 광고를 통해 뜨거운 고객확보전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당국은 수수방관. 1개월동안의 동거비는 8백∼1천달러(65만6천∼82만원)선이라고.
○…영어회화를 배우기 위해 필리핀에 체류중인 한국인만도 줄잡아 1천여명에 이르고 있다는게 현지 교포들의 설명. 한 상사원은 『필리핀식 영어발음이 적지 않아 정통영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인이나 영국인들과 얘기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며 『고급맥주집 여종업원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영어실력이 바닥나 창피할 때가 더러 있다』고 실토하기도. 때문에 동남아출신의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영어배우러 가자』는 말이 『술집가자』는 뜻으로 통하고 있기도 하다.【마닐라=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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