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인하요구… 자국금이는 손안대/“대엔·마르크외엔 안정유지” 느긋함도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값이 2주째 약세를 계속하고 있다. 국제외환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백엔선이 허물어진채 회복되지 않고 있다. 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값은 99엔이었다.
달러값의 하락은 여행객에서부터 세계 각국의 재정에 이르기까지 광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6일 정례회의를 열었으나 달러하락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월가 일각에서는 달러하락 방지를 위해서 FRB가 이자율을 올릴지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다. 미국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올리면 미국재정증권에 대한 이자율이 높아지므로 달러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은 단순히 달러가치방어만을 위해 이자율을 올리기보다는 미국경제가 인플레조짐을 보이느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해 급성장을 보이던 미국 경제는 최근 성장둔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중앙은행은 이자율을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내린 것 같다.
따라서 8일 나폴리에서 개막되는 서방선진 7개국(G7)정상회담에서도 달러가치하락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클린턴미대통령이 달러가치방어의 짐을 일본과 독일등에 지라고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타결된 이후 처음 열리는 G7회담에서 달러가치하락은 가장 긴급한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달러화가 계속 떨어진다면 정치적으로 불안한 일본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변동에서 아주 재미있는 사실은 일본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될 때마다 엔화에 대한 달러가치가 떨어진다는 기묘한 현상이다. 일본은 엔화의 계속된 강세로 큰 경제적타격을 받고 있다. 대미수출의 주력을 이루는 자동차수출이 1·4분기에 전년도에 비해 25%나 떨어졌다.
달러약세의 근본적 원인은 미국의 무역적자이다. 그러나 단기적 원인은 월가를 휘감고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상태이다. 클린턴정부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달러약세를 초래한다는 주장도 있고 미국정부가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달러화 하락을 은근히 조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달러화 하락에 대한 불안감은 미국에선 느낄 수 없다. 경제분석가들은 달러가치의 하락은 일본의 엔화와 마르크화에 대한 현상일뿐 캐나다와 멕시코등 미국의 2대교역국을 비롯한 기타 국가에 대해서 달러화는 안정적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달러화는 역사상 가장 보편적인 세계통화로 통용되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과거 공산주의체제였던 동구권국가들도 자국통화를 달러에 연계시켜 가치를 안정시키고 있다. 달러는 교환수단일뿐 아니라 가치저장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80년대 이후 미국의 달러가치는 안정된 상태에 있다. 국내물가만 안정시킨다면 달러화의 하락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벤슨미재무장관은 최근 달러가치방어와 관련해서 미국이 이자율을 올리는 것보다는 일본과 독일이 이자율을 내리기를 종용하고 있다. 이번 G7회담에서 구사할 미국의 전략은 달러화방어를 원한다면 일본과 독일이 미국상품을 많이 수입하는 조치를 강구하라는 주장일 것이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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