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카즈베크」명령,수행원이 발사/국방·총참모장도 소유… 동의 필요/일부선 “옐친이 새시스템 계획” 러시아는 유사시 어떻게 핵미사일을 발사하는가.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전략핵통제사령부에서 실시된 모의훈련에 직접 참가해 핵발사통제권을 발동함으로써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러시아의 핵미사일 발사 명령체계중 일부가 밝혀졌다.
옐친이 내리는 핵발사명령암호는 「카즈베크」. 담배의 이름인 이 암호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옐친의 입에서 떨어질 경우 즉각 러시아군은 비상전투태세에 돌입하는 동시에 적을 향해 핵공격을 하게 된다.
옐친대통령을 24시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사복차림의 총참모부소속장교는 명령이 떨어지면 16짜리 핵가방을 열고 암호에 따라 핵발사버튼을 누르게 된다.
이 장교는 옐친이 외국에 갈 때도 수행하며 옐친이 잠을 잘 때에는 바로 옆방에 대기해 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전구소련대통령이 91년 12월24일 사임서에 서명하자마자 옐친에게 넘겨준 것이 바로 이 핵가방이었다.
이 핵가방은 83년 제작됐으나 완전 작동체제에 들어간 것은 85년부터. 이 안에 발사암호와 신호체계장치가 들어있다.
고르바초프당시에는 그가 외국순방을 할 경우 이 가방이 국방부 책임하에 보관됐으나 옐친이 집권하면서 24시간 그의 곁에서 함께 움직이도록 조치가 취해졌다. 하지만 이 핵가방이 있다고 해서 옐친이 마음대로 핵버튼을 누를 수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국방부는 옐친이외에도 이 카즈베크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극비에 부치고 있다.
그러나 의회의 국제안보와 무기통제위원회의 비야체슬라브 니코노프위원장에 의하면 파벨 그라초프국방장관과 미하일 콜레스니코프총참모장도 각각 또다른 핵가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미사일은 이들 3명이 모두 명령해야만 발사되는 「트로이카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라초프장관이 옐친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거나 그라초프와의 사이가 나쁘다는 소문이 돌고있는 콜레스니코프총참모장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핵미사일은 발사될 수 없다는 것이 니코노프위원장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일부전문가들은 옐친대통령이 이들 2명의 통제와는 관계없이 새로운 발사통제시스템을 만들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옐친은 최근 발표한 회고록에서 지난해 10월 유혈사태당시 그라초프장관이 그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으며 콜레스니코프총참모장도 의회보수파에 동정적이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는등 불화설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여러가지 소문에도 불구, 최근의 핵모의훈련성과는 매우 만족스럽게 끝났으며 옐친은 러시아의 유사시방위태세가 완벽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러시아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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