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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덜 굴리기(사설)

입력
1994.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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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말 현재 전국의 자동차등록대수가 6백81만8천7백여대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같은 자동차등록대수는 지난해 상반기말부터 1년동안에 1백9만1천1백여대가 증가한 것이다. 19.05%의 높은 신장세다. 이러한 증가세는 한달에 9만9백30대, 하루에 3천31대 꼴로 늘어난 것이어서 「홍수처럼 늘어나는 자동차」란 말을 실감나게 한다.

 7백만대 돌파를 눈앞에 둔 전국의 자동차중 65.6%인 4백47만6천여대가 자가용 승용차다. 전국 자동차의 49%인 3백33만7천8백여대는 서울(1백84만5천6백대=27%)과 인천·경기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러한 특수상황이 우리의 교통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이 많은 자가용 승용차의 80%가량이 출퇴근시간에 혼자 타고 다닌다. 또한 자동차 한대당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서울차량의 경우 1백35나 된다. 이는 일본 도쿄차량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 27의 5배나 된다.

 교통환경을 가까운 일본 도쿄와 비교하면 우리는 한참 열악하다. 서울의 도로율은 19%밖에 안되지만 도쿄는 24%나 된다. 넓이는 서울이 6백5인데 반해 도쿄는 2천1백45로 3.6배 가까이 되지만, 인구는 서울이 1천1백만명인데 비해 도쿄는 1천1백63만명이다. 지하철은 도쿄가 14개 노선에 4백50나 되며 수송분담률이 73%나 된다. 서울은 4개노선에 1백30밖에 안돼 수송분담률이 22%에 그친다.

 이때문에 우리는 전국 자동차 보유대수가 일본 전국과 대비하면 10분의 1밖에 안되고 서울과 도쿄(5백40만대)를 비교하면 3분의 1(29.34%)에 못미치면서도 자동차의 시내 시속은 도쿄의 23보다 못한 20의 심한 체증을 겪고 있다.

 대도시의 한계속도(시속 16)에 거의 육박한 이 딱한 체증현상과 폭증하는 차량증가추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첫째는 지하철건설을 서두르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서울등 대도시에서는 도로를 신설하고 확장하는 것도 이미 한계상황에 달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있는 도로의 효용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려면 신호체계정비, 일방통행 도로의 과감한 설정 그리고 교통질서확립등 교통문화를 빨리 정착시켜 도로의 효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 다음에 생각할 일은 자동차의 소유를 어떤 방식으로든 제한하는 장기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해에 20%씩 차량이 늘어나는 것을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우리의 모든 도로가 주차장이 될는지도 모른다. 국민들은 자동차를 덜 굴리는 운동이라도 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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