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정권 의구심 씻자” 상징적인 의미/대북제재 대비한 「명분쌓기」 포석일수도/“과거반성” 언급 가능성 무라야마(촌산부시)일본총리의 방한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일외무당국자들은 무라야마총리의 한국방문을 오는 25일의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성사시킨다는 전제로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양측의 실무자들은 일단 무라야마총리의 방한일정을 「16일 하루」로 잡아 놓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라야마총리의 방한은 여러가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총리취임후 그의 첫 해외나들이는 서방선진국정상회담에 참석키 위한 나폴리항이었지만 그것은 특정국에 대한 방문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이 공식적인 첫방문국이 되는 셈이다.
어느 나라건 새로운 정권이 출범할 경우 정상의 첫방문국 결정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부여된다. 이런 점에서 볼때 한일관계는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 온 사회당출신이 총리가 되더라도 지장을 받지 않을 만큼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무라야마정권 출범이후의 양국관계는 지난 1일 무라야마총리가 대외관계의 첫 업무로서 김영삼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가진점에서도 드러나듯 사회당 출신총리와 무관하게 변화가 없음이 드러났다. 무라야마총리는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에 앞서 김대통령에게 전화를 했으며 한국정부의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사회당정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일관계를 비롯한 외교정책은 전정권의 기존방침을 계승하겠다』며 양국의 지속적인 우호 신뢰관계를 확인한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이때 무라야마총리의 방한을 초청했는데 그가 김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한 점에서도 현 정권의 한국중시태도를 읽을 수 있을것 같다.
그의 방한이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이뤄지는 것은 북한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는 사회당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한편 북한의 김일성주석에게 「남북정상회담을 국내정치용으로 이용하거나 북한과 미국간의 3단계고위급회담의 시간벌기작전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곳의 외교소식통들은 무라야마총리가 김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한국정부가 「대화에 의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것』을 우선 요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대화노력 촉구는 대화에 의한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될때 일본으로서는 「한국측의 평화해결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엔에 의한 북한제재결의가 나올때는 일본으로서도 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사전포석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무라야마총리의 방한은 현재와 같은 일본의 정치변혁기에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한일관계를 중시하여 정상레벨에서 긴밀히 협의할 수 있는 체제를 정착시킨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무라야마총리는 한국방문에서 2차대전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나 피해자들에 대한 후속조치에 관해 언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는 지난 1일의 총리취임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책임을 겸허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반성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보다 신뢰받는 국가가 될것인가를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한국정부가 종군위안부문제에 대해서 외교적으로는 결말이 났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일본외무부도 개별보상은 고려치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리취임후 『전쟁피해자들에게 개별보상을 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발언한 무라야마총리가 이같은 문제들에 대해 어떤 언급과 태도를 보일지 궁금하다.【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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