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따라 차등… 업무긴장·자기계발 노력/현재 40여개사 실시… 41개업체 도입 검토 연봉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 샐러리맨의 근무양태등 회사풍속도가 변해가고 있다. 연공서열에 의한 일률적인 임금체계에서 탈피, 프로야구선수와 같이 개인의 능력과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회사측과 급여액을 계약하기 때문에 입사동기간에도 임금이 달라진다. 연봉제대상 임직원들은 인사고과 평가작업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고 이런 분위기가 전파돼 대상이 아닌 직원들도 근무환경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일으킨다.
현재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는 회사는 동양맥주(주) 두산상사 두산건설 두산음료 두산종합식품등 두산그룹 전계열사(23개사)와 한보그룹, 미국 컴퓨터회사인 IBM, 전화통신회사인 한국AT&T, 합작 컴퓨터회사인 삼성휴렛팩커드등 10여개사. 한보그룹은 계열사 14개업체의 전임원, (주)한보 (주)한보건설 한보철강은 일부 부서(전직원의 20%)에 한해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초부터 과장급 이상에 연봉제를 도입한 두산그룹의 경우 연봉이 2천5백만원인 같은 과장급이라도 인사고과에 따라 A B C D E 5등급으로 나누어 등급마다 연봉의 5, 4, 3, 2, 2%를 더한 액수가 연봉총액이 된다. A등급일 경우 연봉 2천5백만원과 이 액수의 5%인 1백25만원을 더한 2천6백25만원이 연봉총액이 된다. 또 연말에 상여금 명목으로 등급에 따라 연봉총액의 10·8·6·4·2%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이 급여제도의 가장 큰 이점은 업무의욕과 동기유발로 새로운 경영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양맥주 인사과 서현장대리(31)는 『입사 3∼4년정도의 직원들이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연봉제에 대비해 자기계발에 적극성을 보여 사내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졌다』며 『특히 전문 연구 기술직 사원들의 호응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같은 회사 유지환차장(37)은 『잘못하면 인사고과 평가에서 하위 10%에 속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항상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연봉제 도입이후 사내 어느 곳에서도 느슨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제도가 한쪽의 몫을 떼어 다른 한쪽에 주는 「제로섬」 방식이어서 임금동결에 악용될 소지가 있고 개인주의 문화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고정급료제로 일관해온 기존 인사제도의 한계를 뛰어 넘어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연봉제 도입기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능률협회가 지난달 3백47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효성그룹 미원등 대기업을 포함한 41개 업체가 내년부터 연봉제도입을 검토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 제도의 장점만을 취하는 조화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능률협회 허근도박사(41)는 『연봉제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인사고과 평가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장학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