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터져 나온 가짜 소동이라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생각이 앞선다. 호랑이의 숫자가 세계적으로 줄고만 있어 남획이 금지된 보호동물인데 호랑이의 정강이 뼈를 주성분으로 했다는 관절염·신경통치료 생약제제가 사실은 가짜 뼈를 사용했다는 검찰발표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 할 만하다.◆그렇지 않아도 녹용·코뿔소뿔·웅담등 희귀동물 생약에의 지나친 선호에다 보신탕등 애완동물식용 풍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우리 나라가 동물학대국 중의 하나로 낙인 찍혀 왔었다. 그런데도 이제와서 씨가 말라가는 호랑이의 뼈를 어디서 그처럼 구할 수 있다고 턱없이 선전을 해온 업자는 물론이고 속아 넘어간 소비자마저 한심스럽게 생각된다. 하지만 어찌보면 지나친 생약에의 집착이 빚어낸 우리 사회의 해프닝 쯤으로 볼 수도 있겠다.◆그러나 이런 가짜 소동과는 달리 국내반입된 임시정부청사 가짜 파문은 문제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된다. 임정이란 우리 나라의 법통이 이어진 뿌리고 우리 헌법에마저 명시되어 있는데, 그간 소홀했던 임정정신의 계승을 새삼 강조하는 문민시대에 어째서 그런 가짜 파동마저 빚어져 민족정기 되살리기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에 이르렀는지 진정 모를 일이다.◆그렇다면 지난 5월 중국상해에서 임정1호 청사를 해체해 들여온 복원추진위원회의 노력이나 그동안 사재를 털어 왔다는 독지가의 뜻은 고사하고 나라의 체면조차 말이 아니게 됐다. 뒤늦게라도 국가보훈처조사단의 현지조사로 가짜임이 확인된 건 그래도 다행이지만 매사를 덤벙대는 우리의 나쁜 버릇은 물론이고 우리 독립운동 유적의 체계적 보존 노력에 소홀한 당국의 책임도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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