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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달리는 탄환… “운송수단의 핵”/신칸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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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달리는 탄환… “운송수단의 핵”/신칸센

입력
1994.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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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열도 「1일 생활권」 묶는다/64년 첫운행 “30년 무사고”/2000년까지 최북단 북해도­남단 녹아도 거미줄 연결 「달리는 탄환」 「음속의 기관차」

 후지산(부사산)과 함께 일본의 심벌로 거론되는 신칸센(신간선)의 별칭이다.

 총연장 세계최장인 2천1백32, 64년 운영을 시작한 이래 30년동안 단 1명의 사망사고도 없는 놀라운 안전성, 고객우선의 최고서비스와 안락함등 신칸센이 갖고있는 기록은 다양하다.

 항공기와 함께 일본관광여행 및 출장업무의 필수수단이 되어버린 신칸센은 21세기에는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북해도)에서 남단의 가고시마(녹아도)까지 일본열도를 종횡으로 잇는 20개노선의 신칸센망을 갖추게 된다.

 일본의 신칸센이 세계의 교통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프랑스의 TGB, 독일의 ICE, 스페인의 AVE, 이탈리아의 ETR500등 유럽의 각국이 고속철도를 서둘러 도입한 것도 신칸센의 성공이 그 배경이었다.

 하지만 신칸센의 건설이 처음부터 일본국민들의 축복을 받으며 건설됐던 것은 아니다. 신칸센의 원조인 동해도신칸센 건설이 결정됐을 때 이를 입안했던 국철총재는 강한 반대 여론에 부딪쳤다. 6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자동차도로망조차도 변변하게 갖춰지지 않은 때였기 때문에 고속철도건설은 황당무계한 계획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세계은행으로부터 막대한 차관까지 도입해 그다지 필요도 없는 사업에 쏟아부어야 하느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그러나 반대를 무릅쓴 공사는 착착 진행돼 드디어 64년 10월 세계철도사에 한 페이지를 기록하게 된 역사적인 신칸센개통식이 이루어졌다.

 막상 뚜껑을 열자 신칸센의 효용은 엄청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을 훨씬 넘는 수요가 창출됐을 뿐 아니라 본격적인 「고속교통시대」를 선도하는 향도역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지역간의 교류가 급속히 많아지고 비즈니스 교류권이 확대된데다 관광여행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역경제와 문화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해를 거듭할수록 확산됐다.

 일본전체가 일일생활권으로 묶여짐에 따라 지방과 도시의 격차가 줄어들고 주거환경까지 바뀌게 된 것이다. 도쿄에서 2시간이상 걸리던 교외에서 출퇴근하는 샐러리맨들이 등장, 「신칸센통근」이란 유행어가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신칸센이 일반 국민들의 발로 자리를 잡았다는 증거였다.

 신칸센의 속도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지만 대개 시속 2백∼3백의 고속으로 달리고 있다. 이중 동해도는 2백20, 산양이 2백30, 동북이 2백40, 상월이 2백30정도였지만 동해도는 92년봄부터, 산양은 93년봄부터 각각 노조미(희망이라는 뜻의 신칸센애칭)를 투입, 시속 2백70의 속도로 운행중이다.

 물론 시험주행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스피드를 내는 것이 보통이다. 지금까지 신칸센의 테스트주행 일본기록은 JR서일본의 차세대 신칸센 「500계」가 92년에 세운 시속 3백45·8가 최고다. 거의 항공기와 맞먹는 초스피드다. 하지만 이처럼 빠른 속도로 달리더라도 열차가 자동적으로 안전한 스피드를 유지하도록 고안된 자동열차제어장치(ATC)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추돌이나 정차역 통과등의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도 신칸센이 가지고 있는 자랑이다.

 속도뿐 아니라 차량의 외관등 디자인도 최첨단을 달려 새로운 신칸센이 등장할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JR동일본이 동북, 상월신칸센이 오는 7월 15일부터 새로 투입할 차세대 신칸센 맥스(MAX)는 내부가 2층으로 꾸며져 있다. 정원을 보통 신칸센보다 40%가량 늘리고 내장도 산뜻하게 바꿔, 통근 통학하는 정기승객의 착석률을 크게 높이기 위한 것이다. 2층에서 내려다 보는 차창 밖의 전망이 그럴듯해서 벌써부터 맥스를 타려는 승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신칸센이 비록 일본의 대중교통수단으로 뿌리를 내렸지만 아직도 전국을 완전히 잇는 총체적인 연결망을 완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신칸센이 달리는 지역은 이와테(암수)현 모리오카(성강)에서 후쿠오카(복강)현 하카다(박다)에 이르는 21개지역에 불과하고 나머지 26개지역은 아직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정부는 2천년대에는 일본을 신칸센으로 잇는 철도망을 만드는 「정비신칸센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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