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태생의 루스 로렌스양은 17세때 명문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천재소녀였다. 지난 89년의 일이다. 11세때 옥스퍼드대학에 특별입학, 2년만에 마치고 옥스퍼드대학원에 진학해 학위를 따냈다. 8백년 옥스퍼드대학사상 삭학분야에서 가장 뛰어났다는게 대학당국의 평이었다. ◆로렌스양의 천재성이 알려지자 천재라면 사족을 못쓰는 미국의 대학들이 로렌스양을 끌어가기 위해 야단법석을 떨었다. UC 버클리, 프린스턴대학등 10여개 대학들이 교수로 모셔가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명문 하버드대학에 빼앗겼다. 하버드대학 당국자도 로렌스양이 아이비리그(미국동부 사입명문 8개대학)사상 최연소교수라며 극찬을 서슴지 않았다. ◆로렌스양의 수학적 두뇌는 천부적이었던 것 같다. 초·중등 학교의 문턱에도 그녀는 가지 않았다. 컴퓨터상담가인 아버지의 가르침으로 대신했다니 정말 놀라웠다. 해묵은 로렌스양의 얘기를 다시 끄집어 내는 것은 그녀가 이 땅에서 태어났으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월반도 허용되지 않는 학제하에서, 하향평준화된 고교교실의 둔재들속에 묻혀 갈등과 좌절을 거듭하다가 그 천재성은 사그라들고 말지 않았을까. ◆5천3백만명의 영국인속에서 그런 천재소녀가 나왔다면 4천4백만명의 우리 국민속에서도 그녀만한 천재가 전혀 없으라는 법은 없다. 우리의 교육제도는 그러한 천재를 발굴할 수도, 키워줄 수도 없게 되어있고 수재마저도 감당할 수 없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할 것이다. ◆내년부터 실시한다는 초·중·고교 속진제(월반제)의 기준 시안을 보면서 까다롭기만한 그런 기준으로 천재성을 제대로 발굴해 낼 수 있을까를 걱정하게 된다. 속진제는 물론이고 대학의 특별전형문호도 함께 열어야 한다. 그래야만 천재를 키울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