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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 걸림돌/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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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 걸림돌/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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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남북경제협력이 본격화될 수 있을까.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협의 물꼬가 트이긴 트일텐데 그 폭은 어느 정도나 될까. 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의 평양회담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업계관계자들과 정부당국자(경제부처)들은 남북경협에 대한 전망을 점치기에 바쁘다. 성미가 급한 기업들은 북한진출계획까지 내놓고 있다.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있는 상황에서 북한진출계획을 발표하면 언론에 크게 먹혀 기업이미지 홍보에 만점이라는 얄팍한 상혼이 깃들여 있긴 하지만 그만큼 우리 기업들의 강렬한 경협의지를 읽을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의 수용자세다. 

 북한은 과연 남한자본의 유치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까. 여기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젓고 있다. 제한적이나마 이제까지 이루어진 남북경협사례에서 교훈을 얻고 있다. 남한기술자가 북한근로자들에게 기술지도를 하거나 주문한 물품에 대해 품질검사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경제행위가 북한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제한되고 있는게 대표적인 예다. 북한에서 섬유제품을 위탁가공생산(임가공)하는 몇몇 국내업체들은 중국등 제3국에서 팩시밀리를 통해 기술을 지도하고 품질을 검사하는 웃지 못할 일이 비일비재하다. 북한당국은 북한근로자들이 우리 기술자들로부터 기술을 지도받는 과정에서 남한체제의 우월성을 확인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고 있는지 모른다. 중국 베트남등의 공산국가에 투자할 때는 우리 기술진이 수십명씩 장기체류하면서 수백∼수천명의 근로자들을 상대로 일일이 기술지도해도 불량품이 쏟아지기 일쑤다.

 기술지도제한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상거래에 있어서도 남한사람 만나는 것을 극히 제한하고 있다. 경협은 쉽게 말해 흥정을 통한 거래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북한당국은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이같은 걸림돌이 과연 제거될 수 있을까. 남북경협의 전망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것도 없지만 무조건 낙관하는 것도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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