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교환만이라도 이뤄졌으면…”/“환상적 통일보다 동질성 회복부터” 김영삼대통령은 4일낮 이북5도민회 간부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남북정상회담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성원을 당부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례적으로 평양냉면을 제공했는데 김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오늘은 여러분들의 고향과 관련이 있는 음식을 준비했다』며 이날 오찬메뉴의 의미를 강조했으며 이에 참석자들은 『고향음식을 마련해줘 고맙다』고 인사했다. 다음은 대화요지.
▲강제문이북5도민연합회장=남북정상회담이 7천만 겨레가 바라는 결과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5도민은 북한핵문제가 해결되고 실향민의 고향방문이 이뤄지기를 고대합니다만 이것이 안되면 최소한 이산가족의 서신교환이라도 이뤄지길 갈망합니다.
▲방준필황해도지사=이북5도청사에 북한관을 설치했습니다. 이 북한관은 통일홍보뿐 아니라 국민결속의 상징적인 장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북한물산관도 설치할 것을 구상중에 있습니다.
▲안응모자유총연맹사무총장=독일이 오늘날 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통일이전에 국민들의 확고한 통일관이 정립됐기 때문입니다. 환상적인 통일은 허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북을 자극하지 않고도 우리체제의 우월성을 북한에게 인식시켜야 합니다.
▲조창석이산가족재회추진위부위원장=이산가족 재회를 실천하기 위해 2천만명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미 1천만명의 서명을 달성했습니다.
▲장정렬평북지사=평북 정주출신인 김공집선생의 유해를 러시아로부터 봉환할 수 있게 되어 도민일동은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최원식함남도민회장=함남도민회는 장학회를 조직하여 기금 2백80억원을 확보하고 매년 1천8백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장문철함북도민회장=함북은 거리가 멀고 지리적 특성때문에 실향민수도 적습니다. 그러나 최근 함북의 나진과 선봉이 경제특구로 지정되고 개방이 된다고 해 우리 도민은 누구보다 먼저 북한땅을 밟을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이곳에 기업을 진출시켜 고향에 가서 고향민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함남도민회장=실향민들은 최근 일부 과격학생들이 열차를 세우고 경찰을 폭행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북쪽이 노리는 후방교란행위가 아닌가 하는 우려와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철도파업의 배후가 없는지 철저히 수사하여 북한이 적화통일의 호기로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김대통령=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아무 조건없이 만나기로 한 것입니다. 내가 무슨 얘기를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은 있지만 그 내용을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한가지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 내 고향이 거제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갈 수 있지만 파도소리만 들어도 어렸을 때 생각이 문득 문득 나는데 여러분은 고향에 얼마나 가고 싶겠습니까. 인도적 입장에서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 문제만은 조건없는 회담이지만 중요한 의제중의 하나로 제기하겠습니다. 여러분이 꿈속에서도 그리워하는 고향방문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이 한가지만은 분명히 밝혀 둡니다.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 수고를 잊을수 없습니다. 나라의 발전과 경제발전에 여러분이 최선을 다해 기여한 바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최규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