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설「마트와 브리앙」 화제/30연대의 파리풍경 음악적 문체로 묘사/“진지한 익살꾼” 최고의 찬사 재즈인들 사이에서는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작곡가 앙드레 오데이르(ANDRE HODEIR·73)가 새 소설 「마트와 브리앙」을 펴내 다시 프랑스에서 화제를 만들고 있다. 이 소설은 줄거리만 보면 단순하다. 음악밖에 모르는 경음악 악단 지휘자인 마트가 사람들의 몰이해와 궁핍속에서도 카를로스 가르델을 위한 탱고를 완성한다는 게 전부이다.
하지만 마트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만큼 죽자고 여자를 쫓아다니는 그의 친구 브리앙을 또 하나의 축으로 삼아 1930년대의 파리풍경을 그야말로 음악적으로 묘사한 것이 이 소설의 백미이다.
30년대라면 파리는 재즈의 시대라고 불릴 만한 때. 동시에 시끌시끌한 카페와 곳곳에서 즉석으로 벌어지던 복싱경기가 늘 들뜬 밤의 열기를 불어넣던 시대이다. 오데이르는 이 시대를 그의 특유의 음악적이고 익살맞은 문체로 표현하면서 택시운전사와 은행의 야경꾼, 고물장수, 당구선수, 권투챔피언의 코치, 하녀들의 모습을 당시 그대로 살려낸다. 이때문에 그의 소설은 채플린의 영화나 미국판 뚱뚱이 홀쭉이인 로렐과 하디의 코미디를 프랑스적으로 각색한 듯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파리에서 출생한 오데이르는 5살에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42년에 올리비에 메시앙의 제자로 프랑스 국립음악원 작곡과에 들어간 정통파 음악인. 정작 음악원에서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재즈였다. 2차대전이 터지자 그는 카바레에서 바이올린을 켜서 생계를 꾸려나갔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는 장고 레나르와 함께 일하며 샤를 들로네이, 보리스 비앙이 지휘한 「재즈 핫」의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재즈 비평을 시작한 사람도 그였다. 그가 54년에 펴낸 「인간과 재즈의 문제」라는 책은 여러나라 말로 번역되었고 지금도 이 분야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그가 66년에 발표한 재즈칸타타 「안나 리비아, 플뤼아벨라」는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밤새기」에서 줄거리를 따온 것으로 재즈음악의 고전이다.
「안나 리비아, 플뤼아벨라」이후 하버드대 교수와 아동서적 저술가로 돌아선 오데이르는 「플레이 백」 「무지칸트」같은 소설을 발표하며 그 특유의 음악적 기술법을 창안했다. 이 기술법은 음악의 변주개념을 문학에 적용한 것으로 그의 문체는 근엄과 장난을 넘나드는 것이 특색이다.
그의 자전적 소설인 「바이올린 주자」는 지금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다시 「마트와 브리앙」을 펴냄으로써 오데이르는 「진지한 익살꾼」이라는 프랑스 문단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서화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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