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의제로 승부”… 현안목록표 작성/“덕담서 맞대응까지”… 모범답안 추진/실무절차 최종검토도 박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세부적 절차가 마무리 되어감에 따라 통일원과 외무부등 관련부처는 회담의 골격을 상정하면서 「가안」을 마련하고 있다. 통일원과 외무부는 조만간 이에 대한 보고서를 완성, 곧바로 김영삼대통령에게 직보할 계획이다.
남북관계는 물론 이번 정상회담의 주무 부처인 통일원은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할 회담의 의제와 경호·의전 및 일정, 방송중계문제등 모든 세부 실무절차에 대한 마지막 검토작업을 계속중이다.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79년 고박정희대통령이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했을 때부터 이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절차안을 마련해 놓았으며 5·6공때는 별도의 실무팀까지 구성하는등 이에 대한 기본 골격은 이미 짜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통일원은 그러나 시대상황이나 남북관계가 다소 변화된 만큼 기존안을 바탕으로 수정 및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
통일원은 우선 TV생중계와 관련, 모 방송국직원 2명을 산하 회담사무국에 초빙해 세부계획을 짜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정상회담의 중계요원만 최소 6명에서 9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원은 또 방북 기자단에게 배포할 북한의 주요인사와 남북관계 현안 및 약사·시설·풍습등을 담은 기초자료 책자 2권을 작성중이다. 이는 과거 안기부서 전담하던 것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일원이 맡게 된것으로 통일원의 위상변화를 의미하는 대목이다.
통일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특별한 의제를 미리 정하지 않기로 하긴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다양하고 알찬 「의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각 부서별로 김대통령에게 건의할 현안들의 목록을 작성중이다.
통일원은 특히 4일 김대통령이 이북5도민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정한 자리에서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점을 중시, 교류협력국을 중심으로 이에 관한 세부계획을 검토중이다.
통일원은 또 공식·비공식 수행원중 통일원에서는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을 비롯, 구본태통일정책실장, 정시성남북회담사무국장등이 기본적으로 포함될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외 남북회담사무국연락부장과 이부총리의 정책보좌역등 모두 10여명이 통일원 몫이 될것으로 보고 인선 작업을 하고 있다.
외무부는 외교정책실을 중심으로 핵대사, 미주국,국제연합국등이 참여한 「남북정상회담 지원대책반」을 지난 3일 구성한 이후 북한핵문제 현황, 북미3단계회담 전망등 관련업무에 대한 청와대보고서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만간 김대통령에게 제출될 외무부 보고서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핵문제논점과 함께 외무부의 의전 및 경호지원방안, 통일원등 관련부처간의 업무분담 및 협조대책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고서 마련에 참여하고 있는 한 당국자는 『외무부등에서 마련되는 보고서는 김대통령의 「학습자료」가 될 것』이라면서 『외무부보고서에는 선발대 및 대표단에 외무부가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건의사항까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외무부는 또 화술에 능한 김일성주석과의 회담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전제아래 실제의 정상회담을 가상한 「시나리오」도 마련해 보고할 계획이다.
외무부가 준비한 시나리오는 덕담에서부터 평화협정등 북측의 평화공세에 대한 우리의 맞대응에 이르기까지 김대통령과 김주석사이에 오갈 수 있는 대화를 세세한 부분까지 상정, 모범답안형식으로 김대통령에게 보고될 것으로 알려졌다.【홍윤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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