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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많고 시일 촉박 “부담”/선발대 실무협의 준비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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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많고 시일 촉박 “부담”/선발대 실무협의 준비 분주

입력
199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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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휴대­이동연변 사전답사 중점/경호/정상간 인사­호칭­선물­좌석 규정/의전/생중계 방식·외국송출문제 등 논의/공보/현전용회선 청와대연결 협의/통신 남북정상회담의 경호 의전 공보 통신등 4개분야의 실무절차를 협의할 우리측 1차선발대가 13일부터 16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 정상회담 사흘전인 오는 22일 평양에 들어가는 2차선발대는 정상회담 대표단에 합류하는 최종점검반이고 그에 앞서 들어가는 1차선발대 17명은 사전답사 및  북한측과의 마지막 실무협의라는 임무를 띠고 있다. 국가간 정상회담때는 이같은 임무를 띤 선발대가 통상 회담 1개월전에 방문국에 파견되는데 비해 이번 선발대는 촉박한 시일과 전례가 없는 남북정상회담의 실무절차를 북측과 최종협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준비에 분주하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의 「실무전례」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경호◁

 1·2차 경호선발대 파견에 앞서 오는 8일 남북 양측 각기 3명의 경호관계자들이 판문점 북한측 통일각에서 실무협의를 벌인다. 이 협의나 평양협의 때 모두 우리측에서는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들이 나가고 북한측 카운터파트는 「호위총국」관계자들이다. 우리가 쓰는 경호에 대칭되는 북한측 용어가 「호위」다.

 양측 경호관계자들이 협의하는 것은 물론 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의 신변안전이고 그중에서도 김대통령의 경호문제가 당연히 주 대상이다.

○회담장소선 휴대안해

 국가간 정상회담때의 관례에 의하면 방문하는 정상의 경호도 초청국이 주관하나 그 확인은 방문국 경호팀이 하게돼 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이 전례가 없는데다 남북관계의 특수성까지 겹쳐 청와대 경호실은 지금 비상이 걸려있는 상태다. 1개월전 방문국에 선발대를 파견, 현장답사를 하는 것에 비하면 시일도 촉박한데다 경호인력 자체가 줄어들었다. 이번에 파견되는 경호원은 정상회담 우리측 수행원의 절반인 50명정도로 추정된다.

 이번 협의에서 우리측은 우선 경호원들의 무기휴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방문시 초청국에 따라 자기나라가 책임을 진다며 방문국 경호팀의 무기휴대 금지를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 경호팀의 무기휴대가 당연히 허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가간 정상회담의 관례대로 정상회담장 건물내에서는 북측이 원한다면 근접경호원이라도 무기휴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회담장외에 김대통령숙소를 비롯해 그밖의 행사장에서는 당연히 무기를 휴대해야 한다는 게 우리측 생각이다. 문제는 판문점에서 평양에 이르는 길과 평양시내등 김대통령 이동시의 연변 경호는 전적으로 북한측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선발대가 김대통령의 발길이 닿을 연변의 요소요소를 사전답사하고 협의결과에 따라 북측이 우리측 요구를 수용해 만전을 기하려 하겠지만 우리 경호팀의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의전◁

 1차선발대의 의전실무자들이 할 일중 가장 중요한 것은 김대통령을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의 평양체류 일정을 북한측과 협의하는 일이다. 남북 실무접촉 합의에 따라 북한측은 우리대표단의 「평양체류일정안」을 오는 10일 넘겨주게 돼있어 선발대는 이를 토대로 북측 실무자와 협의해 일정을 합의하게 된다.

○정치행사 불참 입장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의 성격상 김대통령과 김주석간의 단독정상회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판단에서 회담과 공식만찬외에 공연관람 시찰등의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다.

 2박3일 일정중 마지막 날인 27일이 북한의 「7·27전승기념일」이어서 북한측이 우리대표단의 방북시점에 맞춰 준비할 정치행사에 우리대표단이 들러리를 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정 못지않게 신경을 써야 할 사항은 양정상의 「만남」과 회담관련 의전문제다. 김대통령이 회담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주석궁에 도착하면 북한측에서 현관영접은 누가 할 것이며 그 위치는 어디로 할 것인가, 김대통령과 김주석은 어느 지점에서 첫 대면을 하고 그때 악수와 인사는 어떻게 할 것이며 회담장에서 양정상이 앉는 자리는 어디로 할 것인가등이 모두 사전에 결정해 둘 의전사항이다. 양정상이 서로 호칭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남북 양측이 협의해야 한다. 심지어 양정상이 선물을 교환할지 여부와 선물은 무엇으로 할지도 논의하게 된다.

 또한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김대통령부인 손명순여사가 동행하게 될 경우 「퍼스트 레이디」의전사항도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공보◁

 남북 양측이 「보도지원문제」를 사전협의하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고위급회담이나 적십자회담등을 통해 양측은 신변보장각서 교환 같은 경호문제, 일정협의와 같은 의전문제는 사전에 협의했다고 할 수 있다. 남북 양측이 벌이게 될 공보분야 사전협의의 초점은 기사의 원활한 송고 송출 전송이다.

 양측은 지난번 판문점 실무접촉을 통해 방송의 경우는 생중계로 합의했다. 오는 13일 평양에 들어가는 1차선발대는 생중계를 위성이용 방식으로 할 것인지, 마이크로웨이브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우선 협의하게 되는데 일단 마이크로웨이브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TV송출방식이 우리는 미·일식인 NTSC방식이고 북한은 유럽식인 PAL방식으로 판문점에서 전환절차를 거치는 문제도 논의된다.

 공보분야 사전실무협의에서 또한 중요한게 이번 남북정상회담 진행 및 결과를 남북 양측 국내는 물론 외국에도 「신속 정확 공정」하게 알리는 문제다. 한 관계자는 『역사적 정상회담의 의미를 충분히 살림으로써 남북 양측 주민모두가 전쟁의 불안에서 벗어나 통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공보분야 협의의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청와대가 통신문제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김대통령의 부재중 「통치행위 확보」다. 김대통령이 평양을 방문중에도 통수권을 차질없이 행사할 수 있도록 평양과 서울간에 통신망을 완벽하게 구축해야 한다.

○26개회선 완전 가동

 이 통신망구축은 결국 남북간에 설치돼 있는 전용회선을 이용해 직통라인을 만드는 일이다. 현재 남북간 전용회선은 26회선이고 이중 3회선이 가동중이다. 평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때는 10회선이 사용됐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거의 대부분을 가동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남북전용회선은 양측 합의에 따라 평양의 「센터」와 우리쪽 센터인 남북회담사무국간에만 연결돼 있다. 이번 실무협의에서는 이를 연장해 사용하는 문제가 논의된다. 김대통령이 이영덕국무총리나 청와대를 지키는 선임 수석비서관에게 수시로 지시를 하려면 이 전용회선을 연장해 직통라인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표단의 기자들도 이 전용회선을 이용해 기사를 송고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우리쪽 센터를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중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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