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같은 상품 기획·출시까지 1∼2년 “산고” 어떤 상품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기획하는 정현숙씨(24·사진)는 상품의 어머니나 다름없다. 다소 생소한 「프로덕트매니저」란 이름의 일을 하는 정씨는 진열대에 놓인 상품들이 자식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주)럭키 식품사업부 상품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는 정씨는 상품을 기획하고 시장에 내놓기까지 보통 1∼2년이 걸리는 기간동안 할 일이 태산같아 밤10시가 넘어 퇴근하기가 다반사다. 먼저 많은 가공식품중 시장성있는 제품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는데서부터 정씨의 일은 시작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가, 혹은 어떤 점에서 기존제품에 불편함을 느끼고 무엇때문에 제품이 외면당하는가를 확실히 알기 위해 소비자조사를 해야 한다. 정씨는『소비자들의 욕구가 워낙 다양해 소비자조사 자체도 무척 힘들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천연의 맛과 건강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화학조미료를 쓰는게 내키지 않는다는 주부들의 생각이 소비자조사를 통해 파악되자 화학조미료의 주성분을 뺀 조미료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같은 결론에서 만들어진 맛그린시리즈 상품이 빛을 보게 됐다. 반면 콩나물해장국처럼 소비자들의 욕구에도 불구하고 냉동건조시 질겨진다는 기술상의 문제점때문에 제품화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생산담당자들과의 토의를 통해 제품화 여부가 확정되면 정씨는 태어날 제품의 이름을 짓고 가격도 정해둬야 한다. 시제품이 나오고 품평회에서 통과되면 정씨가 만든「또 하나의 자식」이 시장에 등장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정씨는『조미료를 만들때 조미료를 몇 사발씩 물에 풀어 먹어보기도 했고 한번은 경쟁사의 북어국을 너무 많이 시식해 약을 먹어야 할 정도였다』며 프로덕트매니저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글·윤순환기자 사진·신상순기자>글·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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