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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불바다”위협서 대화 급선회… 신중 필요(세계의 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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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불바다”위협서 대화 급선회… 신중 필요(세계의 조류)

입력
1994.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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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3개월전 북한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위협 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북한은 그같이 협박했던 판문점의 같은 테이블에서 사상 초유의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공식합의했다. 남북정상회담 합의는 최근 북한이 그들의 핵개발계획을 동결한다는 전제아래 오는 8일 제네바에서 미국과 북한이 안보 및 정치 경제관계를 놓고 고위급협상을 재개키로한 일련의 상황진전과 맥을 같이한다.

 김일성은 48년전 북한에 공산정권을 수립한 장본인이자 동시에 남한에 대해 무력침공과 테러를 자행해온 범죄자이다. 그는 한국의 김영삼대통령을 가리켜 미국의 꼭두각시이자 배신자라며 서슴없이 욕설을 퍼부어 왔다. 그러나 미국정부는 의연히 한국정부를 옹호해왔다. 김일성은 추후 북한에 자극적인 어떤 조치가 취해진다면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나름의 대비책을 갖고 있다. 

 김일성은 상호주의에 입각한 서울에서의 2차정상회담을 수락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그는 서울방문을 통해 「헐벗고 굶주린」것으로 선전해왔던 서울이 부유하고 민주적인 모습들로 북한 TV에 비쳐지는 것을 꺼려했을 것이다.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의 평양방문결과는 한국에 새로운 대북한 채널을 확대하는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는 40여년간 분단돼 살아온 이산가족들의 상봉문제가 우선적으로 포함될 것이고 정치및 군사적 대치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경제협력등 조치를 취하는 문제들이 거론될 것이다.

 한국은 또한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든 안하든간에 그 비용에 따른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북한의 핵동결 대가로 미국의 핵우산정책이 포기되어야 하는 상황도 아울러 가늠해 봐야 한다. 그러나 일부 한국인들은 북한은 핵정책을 지금의 위협용에서 유용한 통일수단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열거하는 이유는 북한과의 협상에 임하는 한국이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정리=정진석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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