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연구」 등 김주석 파악 분주/이번주부터 예상의제 골라 「리허설」돌입/연방제·북핵 등 “공부”… 기타일정은 축소 김영삼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꼭 3주 앞두고 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남북이 지난달 28일 예비접촉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기 전에 이미 김일성주석제의를 수락하고 나서부터 그 대비를 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매일 김주석과 북한관련 자료 및 보고를 챙겨 집중 검토하고 있다.
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상대국에 대한 「공부」는 필수적이지만 역사적이면서 전례가 없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준비는 크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일반적 현황에서부터 남북한 현안에 이르기까지 필수자료를 주로 검토해 왔다. 여기에는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등 통일및 대남정책과 핵개발현황, 군사력등의 현황외에 남북한 비교자료등도 포함돼 있다. 매일 관련부처와 청와대 외교안보비서실에서 이를 챙겨 보고해 왔다.
김대통령은 이들 자료를 검토해온 외에도 수시로 이홍구통일부총리 박관용비서실장 김덕안기부장등을 통해 회담에 필요한 사항을 보고받거나 전화로 확인하고 있다. 김주석 개인에 대한 「학습」도 중요한 부분. 김주석의 주요연설문을 이미 숙독했다. 특히 김주석이 외국언론과 가진 인터뷰내용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나 최근 북한 방송의 김주석 동향관련 보도테이프등을 열심히 보아 두었다. 이는 김주석의 말투나 대화때의 습관등을 알아 놓을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이번주부터는 사실상 회담리허설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회담에서 나눌 중요한 몇가지 대화의 갈래는 정해져 있으므로 이에 따른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청와대 외교안보비서실에서도 이미 몇가지 실질적인 의제에 따른「발언자료」를 준비해 보고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의 회담준비는 보고나 자료보다 대통령자신의 구상에 더 비중이 있는 것같다고 전했다.
보고를 받고 자료를 검토하는 외에 김대통령이 혼자서 구상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김대통령이 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알 수 있다. 한 관계자는『김대통령은 지난 88년 방일때 김주석과 10시간이상 회담한 이시바시(석교) 당시 일본사회당위원장으로부터 김주석에 대해 자세히 들은 것을 비롯, 최근에도 카터전미국대통령,애크만 미하원외교위동아태소위원장등으로부터 김주석 얘기를 들어 김주석에 대해 상당한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이를 토대로 해서 김주석과 그야말로「광범위하고도 허심탄회한」얘기를 하기 위해 깊은 구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이번주부터 김대통령의 공식일정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대통령은 평양에 가서도 정상회담에 전력을 기울이기 위해 회담외의 행사는 거의 갖지 않을 예정이다. 이미 이같은 뜻이 북한측에 전달됐다. 다만 조깅만은 예외없이 평양에서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이처럼 회담준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상회담에 대한 공식 언급은 일체 피하고 있다. 혹시 발언 일부가 오해를 빚어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점과 국민들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문제 전반이 해결될 것으로 성급한 기대를 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마음만은 김주석과 하루종일 대좌하더라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문제에 결판을 내야 한다는 각오라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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