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의 눈부신 발달에도 불구하고 암 에이즈 등 난치병은 아직도 맹위를 떨치면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선진각국은 인간을 위협하는 「교활한 적들」을 「섬멸」할 날이 멀지 않다고 판단하고 최첨단 의·약학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암·에이즈 등 선천적, 유전적 질환을 정복하는데는 의·약학분야만으론 분명 한계가 있다. 생명현상의 난해한 메커니즘을 속속들이 규명, 의·약학발전에 밑거름을 제공하는 분자생물학의 주가가 날로 급상승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생물학은 생명의 본질을 물질의 바탕에서 이해하는 한편 생명현상을 물질간 상호작용의 결과로 파악하려는 분자생물학이 큰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
분자생물학은 생명현상의 원리를 유전자, 단백질 등 분자수준에서 밝혀내는 순수기초과학에 포함된다.
국내 분자생물학의 본산인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는 91년 동물학과를 모체로 설립됐다. 11명의 교수는 국제적인 평가기준인 저명학술지에 매년 4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하고 있으며 재학생은 학부생 80여명, 석·박사과정 1백여명으로 대학원생이 더 많다.
분자생물학의 연구분야는 분자유전학,세포생물학,생화학,신경생리학, 식물유전공학 등 다양하다. 유전자미세분석기, DNA염기서열분석기 등 첨단장비로 교육받은 학부 졸업생들은 산업체에 곧바로 진출하기보다는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다녀와 대학 및 연구소에 몸담고 국내 순수기초과학 발전에 견인차역할을 하고 있다. 분자생물학과 세포분화연구센터는 한국과학재단이 지정한 14개 우수연구센터(SRC)의 하나로 지정돼 생명현상을 밝히는데 근본이 되는 세포분화의 메커니즘을 중점연구하고 있다.
이 대학 정진하교수(43)는 『분자생물학 발전은 순수 기초학문에서뿐만 아니라 유전공학 및 단백질공학의 기술을 이용한 암의 원인규명, 선천성 질병의 진단, 바이러스성 병원체에 대한 백신개발, 의약학관련 단백질의 대량생산 등 응용분야가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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