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정치성투쟁에 동조할수 없다”/큰 분규없이 협상타결 기대【장승포=김인수·이준희기자】 대우조선노조(위원장 최은석)가 1일 출근거부 형식의 파업을 결의했으나 이에 반발한 조합원 대부분이 출근해 조업에 참여,노조집행부의 파업시도가 무산됐다.
회사측은 출근대상자 7천8백여명 중 야간근무자·휴가자등 5백여명만이 결근, 94%가 출근했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이날 상오 7시30분까지 대부분 출근, 아침체조등을 끝내고 8시30분께부터 모든 작업장에서 정상조업을 했다.
노조간부들은 이날 상오 회사 5개출입문에서 유인물을 나누어주며 파업동참을 호소했으나 대다수 조합원들은 이를 외면하고 정문을 들어섰다. 한 근로자는 『노조집행부의 정치적 투쟁노선에 동조할 수 없어 출근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노조가 내린 파업지침이 조합원들의 거부로 무산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대우조선노조는 지난달 30일 이틀동안 시한부파업키로 하고 1일은 출근거부, 2일은 환경정화운동 형식으로 조업을 않기로 결정했으나 이날의 조합원들 태도로 보아 2일의 파업실행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노조는 지난달 11일 파업찬반투표를 했으나 59%의 저조한 찬성률을 보였고 17일의 부분파업때도 4백50여명만이 참여했으며, 21일과 28일의 시한부 파업과 결의대회때도 참여율이 5∼6%에 그쳤다.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전로대)의 핵심사업장인 대우조선 노조가 파업실패를 겪게 된 것은 투쟁방향이 너무 정치적이어서 많은 조합원들이 강경투쟁의 효과에 회의를 품고 노조지도부가 의도하는 회사밖 연대성투쟁에 등을 돌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업찬반투표에서 드러났듯이 노사간 임금교섭이 뚜렷한 이유없이 중단된채 쟁의에 들어간 것부터가 노조원들의 높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 게다가 전로대의 연대파업 선언과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 높자 조합원들은 파업보다는 일터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우조선노조의 파업실패는 노조지도부가 노조를 임의로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다른 강성노조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로대가 선언한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연대파업의 가능성이 더욱 낮아져 운신의 폭이 한층 좁아지게 됐다.
노동부는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정서를 무시한채 무조건 파업을 강행하려 한 것이 잘못』이라고 분석하고 『회사측 수정안이 노조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하고 있어 큰 분규없이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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