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 “북핵대응 기본원칙 불변”/북·미 3단계회담 전략조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 “북핵대응 기본원칙 불변”/북·미 3단계회담 전략조율

입력
1994.07.02 00:00
0 0

◎의혹풀 「구체장치」 마련 목표/「핵과거 불문」관측 근거없어/동결확인땐 상응조치… 경수로 지원 거론할듯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북핵관련 핵심 이해당사국인 한국 일본과의 사전조율작업을 갖는등 회담전략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3단계회담 미국측 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차관보는 지난달 30일과 1일(현지시간) 한국의 김삼훈 핵전담대사, 일본의 가와시마 외무부 아시아국장과 개별 및 확대회의를 갖고 회담에 임하는 미국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이번 고위급회담의 목표는 북한의 핵의혹을 풀 수 있는 구체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북한의 핵활동에 대한 「과거 현재 미래」를 명쾌하게 규명, 담보하는 것이 3단계회담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질 대목이란 얘기다. 카터전미국대통령의 평양방문 이후 미국은 대북제재방침을 유보, 다시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는등 유연한 자세로 돌아섰지만 핵협상의 기본원칙 만큼은 조금도 변한게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과거」를 사실상 불문에 부칠지도 모른다는 일부의 관측은 근거없는 주장이 돼버렸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핵분쟁해결 방식에 있어 온건한 형식을 택했지만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여전히 확고하다는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3단계회담과 관련한 배경설명을 통해 『미국은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함으로써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따라서 미국은 고위급회담 의제로 ▲북한의 NPT체제복귀 ▲IAEA의 안전조치를 포함한 협정상 의무의 완전이행 ▲남북한 비핵화선언 이행등 핵문제해결을 위한 선행조치 이행문제를 우선적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수출금지문제 역시 중요한 의제로 다룰 것 같다. 미사일문제는 사실 「핵」이라는 현안에 가려 그동안 제대로 부각되질 못했으나 미국입장에서는 핵문제 못지않게 경계의 시각으로 지켜봤던 이슈다. 다만 북한의 인권문제등은 핵문제가 해결된 연후에 서서히 거론될 공산이 크다. 미국은 특히 오는 25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선언 이행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북미관계발전은 남북관계발전과 병행돼야 한다는 기조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고위급회담의 상호보완성을 미국은 중시하고 있으며 이같은 입장은 한국측에 이미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한 북한의 핵동결의사가 뚜렷하게 확인될 경우 경수원자로건설 지원문제도 구체적인 선까지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기술 및 재정지원을 직접 안하더라도 IMF나 IBRD의 원조를 유도하고 러시아나 일본에 기술지원을 의뢰하는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일괄타결방식에 대해 미국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는 잘라 얘기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국측의 대미접촉창구인 주미대사관의 반기문정무공사는 지난 29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주최 세미나에 참석, 북한문제의 「단계적 접근전략」을 강조해 주목을 끌었다. 그의 얘기는 북한으로부터 핵문제 해결을 위한 확실한 조치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급속한 북미관계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요지였다.

 그러나 미국의 북핵협상 원칙인 「철저하고도 광범위한 해결」이 「단계적 전략」과 묘하게 상충되는 부분이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의 대북 양보선이 어디까지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북한이 그야말로 진지한 자세로 핵동결의사를 전해올 경우 미국은 어차피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는 현실적으로 미국과 한국간에 또다른 차원의 입장차이를 노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간에 북핵해법의 총론은 같지만 각론도 반드시 일치하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 같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