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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성과욕심은 금물”/어제 통일안보정책 조정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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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성과욕심은 금물”/어제 통일안보정책 조정회의

입력
199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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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는 크지만 의제폭·깊이 사실상 제한/통일방안 논의해도 문서화방법엔 고민 30일 이홍구부총리주재로 열린 통일안보정책 조정회의는 남북정상회담의 형식, 의전, 내왕절차, 경호문제등 1일 실무대표접촉에서 논의될 절차문제들에 관한 우리측 대책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지난28일의 예비접촉에서 우리측은 합의서초안에 이같은 내용을 모두 담아 제시, 이미 복안을 모두 드러낸 상태다. 반면 북한측은 예비접촉단계에서 절차문제에 관한 논의를 피해 대응향방이 불투명하다.

 따라서 하루만에 타결됐던 예비접촉과는 달리 실무대표접촉은 두차례 이상 계속되며 예상외의 난항을 거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방문자인 우리측은 가능한한 절차문제를 자세하게 규정하려하고, 북한측은 가능한한 이를 모호하게 남겨두려는 입장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 참석자들의 주된 고민은 정작 다른 곳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루어야할 목표의 기대치를 어디다 두어야 하는가는 점에 관해 관계장관들은 적지않은 우려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첫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는 높으나 2박3일이라는 짧은 일정내에 논의될 수있는 의제의 폭과 깊이는 현실적으로 크게 제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9일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과욕을 부리는 것은 곧 작은 성과마저 잃게하는 실책이 될 수 있다』면서 『정상회담에서는 기본합의서등 과거 합의사실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해소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을 합의하기만 해도 커다란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이 제기할 의제를 마련하는 작업은 사실상 예비접촉 타결이후에 마련되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기대와 현실간에 괴리를 조정하는데 적지않은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회담장소가 평양이라는 점은 정부의 이같은 고민을 더욱 심각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회담상대의 수도를 방문한 성과를 문서등으로 명백하게 제시하지 못하는한 자칫 국내에서 큰 부담을 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날 통일안보정책 조정회의가 끝난뒤 통일원등 관계부처에서는 정상회담의 신문보도 내용등을 면밀히 체크하며 여론의 기대치를 「측정」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부모고향방문단의 교환과 서신교환등 이산가족문제의 초기적 해결방안은 도리어 정상회담의 중간에서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손쉬운 과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적십자회담으로도 한 때 실현시킬 수 있었던 이산가족방문단의 교환을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내세울 수는 없다는게 정부관계자들의 고민이다.

 핵문제해결을 비롯, 통일방안의 접근, 경협방안, 군축등 정부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분야별 현안들은 단독면담이 될 정상회담의 자리에서는 원칙적인 수준이상으로 도저히 거론될 수 없는 성질의 문제다. 이 때문에 정부일각에서는 쌍방통일방안에 대한 의견접근을 「주메뉴」로 집중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남북현안에 대한 토의결과를 나열하기보다는 큰 문제 하나에 대한 토의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동상이몽이될 것이 분명한 통일방안에 대한 모호한 합의를 어떻게 문서화할 것인가는 정부측의 또다른 고민이다. 

 7·25정상회담까지 앞으로 남은 3주일여의 기간에 정부가 모아지는 기대와 현실적 고려간의 괴리의 중간에서 어떻게 타협점을 찾아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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