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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마찰·무역협상 차질 우려/일 사회당 총리 등장 미국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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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마찰·무역협상 차질 우려/일 사회당 총리 등장 미국시각

입력
199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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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제재 공조 등 불협화음 걱정/일 시장개방노력 반전 불안감도 미국정부는 북핵문제와 무역구조조정 협상 등 주요현안을 앞에 놓고 사회당 출신 일본총리가 탄생한데 대해 우려의 시선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클린턴행정부는 사회당 출신 무라야마(촌산부시)총리의 선출소식이 전해진 29일(현지시간) 백악관과 국무부를 통해 의례적인 「환영」을 표시하면서▦협력을 기대한다는 공식논평을 내놓았다.

 미국정부의 속마음이 담겨 있는 논평은 국무부쪽에서 나왔다. 마이클 매커리국무부대변인은 『일본의 새 내각이 각종 외교현안을 다루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이에 관한 입장을 더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커리대변인의 논평은 북핵문제를 둘러싼 미일간의 안보마찰과 무역협상의 차질이 우려된다는 우회적 표현이다.

 미국정부는 남북한 정상회담과 북·미간 3단계 고위급회담을 눈앞에 두고 한미일간의 공조체제가 과거 어느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에서 발생한 일본 연립내각의 붕괴사태를 당혹감속에서 주시해 왔다. 

 북핵문제만을 놓고 본다면 무라야마 정권의 탄생은 미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유엔의 경제제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대북제재에 반기를 들었던 사회당의 과거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일본 사회당은 90년대초까지만 하더라도 미일상호방위조약의 파기를 요구하면서 북한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해 왔다.

 미행정부 관리들은 무라야마가 일단 「레임덕 총리」로서 장수를 누리지는 못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회당총리의 등장으로 일본과 북한간의 수교협상에 가속도가 붙게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의 한 한반도문제 전문가는 『일본이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일자 확정 등의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껴 온 게 사실』이라면서 『이처럼 격변하는 환경속에서 북·일수교를 서둘러야 한다는 소리가 자민당 우파와 사회당쪽에서 다같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측에서 정작 우려하는 상황은 북한이 기존의 핵동결 약속을 파기하고 남북간  또는 미·북간의 관계가 또다시 얼어붙게 될 경우에 사회당 정권이 취할 태도이다. 로버트 갈루치국무부차관보는 29일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곧장 유엔을 통한 경제제재를 강구할 방침임을 밝힌 뒤 『그때도 대북 국제공조체제 유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무라야마총리의 등장은 갈루치차관보의 낙관론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사태발전임에는 틀림없다.

 미국은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곧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일 정책조정협의를 통해 북핵문제에 관한 미국측의 입장을 일본의 새 정권에 분명히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북핵문제나 무역협상 과정에서 일본과 힘겨운 대화를 진행해 온 클린턴행정부는 지나치게 자주 바뀌는 일본측 파트너를 상대하기에 짜증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정부는 1년 정도를 끌어온 미일 무역조정협의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라야마 이전의 정부가 그동안 조금씩이나마 양보해 오던 시장개방 노력도 보호주의적 무역정책을 옹호해 온 사회당의 부상으로 당분간은 제자리를 맴돌게 됐다는 분석이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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