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투자자문 보고서/현재로선 직교역·합작투자 기대해볼만/남포공단 개발은 협력 “1순위” 남북한 정상회담이 성공적 결실을 거둬 경제교류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남북경제협력은 단순교역과 임가공무역▦투자진출 및 공단설립▦남북공동의 유기적 산업구조확립등 3단계로 추진될 것으로 30일 전망됐다.
삼성투자자문과 삼성증권이 국내외정보를 토대로 작성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과 남북경협」보고서에 의하면 향후 예상되는 남북경협은 ▲초보적 직간접교역 ▲한반도 및 제 3국에 대한 합작투자·개발 ▲사회간접자본 공동구축 ▲북한경제발전에 대한 직접지원등 4가지 형태로 집약된다.
80년대말 이래 시작된 남북경협은 주로 제3국을 통한 간접교역이나 임가공무역(남한산원료·원자재를 북한에서 완제품으로 제조, 남한으로 재반입하는 것)형태로 진행돼 왔으나 그나마 북핵사태 이후 전면중단된 상태다. 만약 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우선 투자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임가공사업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임가공무역은 개시 첫해인 91년 2만3천달러규모에 불과했으나 92년 52만9천달러, 93년 4백38만달러, 그리고 올들어 5월까지 9백62만5천달러를 기록하는등 급속한 확장세를 이어왔다.
초보적 경협, 즉 간접교역이나 임가공무역이 북핵사태 이전으로 회복돼 협력에 가속도가 붙는다면 제2단계 경협의 성사가능성도 높다. 즉 양측간 무역협정이 체결되고 연락사무소가 설치돼 제3국을 거치지 않는 직접교역이나 상호합작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다. 보고서는 『현재로선 이같은 무역협정체결을 통한 직교역과 합작투자가 가장 기대할 만한 경협형태』라고 분석했다. 또 핵문제가 완전 해소될 경우 ▲북한에 남한전용공단을 설치하고 ▲지하자원을 공동개발하며 나아가 ▲교통·통신등 사회간접자본망을 공동구축하는 상호유기적 산업구조가 형성되는 고차원적 경협도 기대해 봄직하다.
보고서는 남북경협이 재개될 경우 우선적으로 추진될 사업으로 ▲남포공단개발 ▲두만강자유무역지역개발 ▲금강산개발등을 꼽았다. 남포공단개발은 섬유의복과 양식기등 8개 경공업부문의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사업으로 대우 신성통상 세계물산등 국내 중견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92년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이 방북시 북한측과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어 현재로선 경협새대에 가장 먼저 추진될 프로젝트로 꼽힌다.
두만강자유무역지역개발은 나진―선봉―방천간 3각고속도로와 청진―블라디보스토크 유선망을 건설한다는 방대한 계획. 소요자금규모가 워낙 크고 중국 러시아등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당장 성사는 어려워도 사업논의만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강산개발사업은 현대그룹이 정주영명예회장의 방북이후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던 것으로 금강산에 도로 철도 숙박위락시설등을 건설하고 동해안 관광자원을 개발한다는 취지다. 이밖에 남북한 공동어로구역 연결과 시베리아개발 공동참여도 대표적인 경협예상사업들이다. 또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경우 삼성 현대 대우등 대기업을 비롯, 삼익악기 미원 녹십자 일신방직등 30여개 국내업체가 경협전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보고서는 아직은 남북경협에 불확실성이 높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는 경협을 통해 대외경쟁력이 약화된 경공업생산기지를 북한으로 이전, 원만한 산업구조조정을 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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