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등 편의시설 완비… 3만여거주 수상촌은 브루나이의 상징이다. 「캄퐁 아예르」라는 수상촌은 수도 반다르 세리 베가완 중심을 흐르는 브루나이강을 따라 8가량에 걸쳐 늘어져 있다. 수도 인구 6만여명중 절반이 이 수상촌에 모여 산다.
브루나이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외관이 허름한 수상촌을 보고 석유부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브루나이 수상촌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처럼 저소득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원해서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다. 동남아의 다른 수상촌은 쓰레기가 섞인 더럽고 오염된 물위에 있는데 반해 브루나이의 수상촌은 주변환경이 비교적 깨끗하다.
브루나이 수상촌은 상점과 공공시설등 없는게 없다. 교육시설만 하더라도 7개의 국민학교와 한개의 중학교가 물위에 떠있다. 회교사원 경찰서 산부인과병원 우체국 소방서도 수상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겉은 낡은 목조건물이지만 집안으로 들어가면 가라오케 세트를 비롯, 최신식 가전제품이 없는게 없다. 지난 92년 우리나라의 금성통신이 수상촌에 3천여회선의 전화가설 공사를 마무리지어 전화도 보편화돼 있다.
수상촌 가정은 2∼3대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수상촌주민들은 보트나 목조다리를 이용해 육지로 올라가 승용차편으로 일을 본다.
브루나이 수상촌의 역사는 대단히 길다. 16세기에 이미 2만5천여 가구가 살았다는 서양인의 기록이 있다. 당시 서양인들은 이곳을 「동방의 베니스」라고 부르기도 했다. 19세기말까지만 해도 브루나이의 왕도 수상촌에 거주했다.
그러나 수상촌도 이제 갈림길에 서 있다. 정부에서 수상촌 거주자 이주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관상 좋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하수처리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상촌 주변 8개지역에 새로운 주택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86년에 84가구가 처음으로 주택단지로 이주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이주정책에 소극적이다. 노인일수록 더하다. 수상촌에 거주하는 대학생 아리핀 라자크씨(22)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에 대한 집착이 강한데다 이주비용의 부담 때문에 수상촌을 떠나지 않고 있다』며 『수상촌생활에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반다르 세리 베가완=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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