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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언론의 “한조회담”/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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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언론의 “한조회담”/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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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언론의 남북한을 거명하는 순서가 최근 남북정상회담관계를 보도하면서 과거관행과는 달라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당기관지로 가장 영향력있는 인민일보는 29일 서울특파원의 판문점발 남북 정상회담합의기사를 전하면서 한국을 북한보다 먼저 거명했다. 외신면에 게재된 이 기사는 본문에서 「한조제1차수뇌회담」이라는 문구를 사용했으며 제목에서도 「한조거행부총리급예비회담/한조수뇌회담하월거행」으로 한국을 북한보다 앞세웠다. 남북한간의 정상회담 합의사실을 보도한 신화통신의 27일 밤11시10분 타전기사도 첫문장에서 「한국과 조선이 제1차 조선남북수뇌회담에 합의했다」라는 식으로 한국을 앞세워 처리했다. 이들 기사는 여전히 한반도를 「조선반도」라는 식으로 북한식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분명히 한국을 북한에 앞세운 것이다. 한중수교 이후 대한민국을 「한국」으로, 북한을 「조선」으로 약칭해 왔던 중국의 공식언론매체들은 지금까지 남북한을 동시에 언급해야 할 때는 거의 예외없이 북한을 앞세워 왔다. 최근까지도 북한을 정식명칭대로 DPRK로 표기하면서도 한국은 대통령방문등 특별한 경우외에는 SOUTH KOREA로 표기해 왔던 중국의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지가 남북한간의 정상회담 개최합의사실을 보도하면서 DPRK를 ROK에 앞세운 것 정도가 기존의 중국언론의 관행에 부합된 것이었다.

 중국언론에서는 그 기사가 어디 발이냐에 따라 당사국의 거론 순서가 다른 것이 보통이다. 북한―미국회담기사가 워싱턴에서 나왔으면 「미조회담」이고 평양에서 나왔으면 「조미회담」이다. 한국을 북한보다 앞세운 것도 정상회담합의장소가 판문점의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이뤄진 것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차이나 데일리지가 서울발로 기사를 전하면서도 DPRK를 앞세운 것처럼 중국언론이 북한에 대해서는 「특별배려」해 왔던 관행을 벗어나 서서히 그들식의 「보편원칙」을 남북한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비록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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