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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뭘로할까”… 장고돌입/남북정상회담 실무준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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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뭘로할까”… 장고돌입/남북정상회담 실무준비 “박차”

입력
1994.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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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문제 뽑아라”… 공식일정도 줄여­청와대/“절차·의전 우리몫”… 자료챙기며 분주­통일원/“국제지지 분위기조성”… 공관에 훈령­외무부 ○…청와대의 남북정상회담 준비는 김영삼대통령이 회담을 앞두고 기울이고 있는 철저한 준비태도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대통령은 요즘 김일성북한주석이 최근 몇년간 외국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열심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석의 어투나 대화스타일등을 미리 알아두기 위해서이다. 김대통령은 또 수시로 이홍구통일부총리와 박관용비서실장등을 전화로 불러 의문나는 사항을 챙기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김대통령의 공식일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이다.

 주돈식공보수석은 29일 『김대통령이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 여러가지를 보고받고 있지만 어차피 김대통령 자신의 구상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많은 시간을 정상회담구상에 할애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또 정종욱외교안보수석과 정세현통일비서관이 중심이 돼 관련 각 부처로부터 정상회담에서 거론가능한 의제들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는 김대통령이 거론해야 할 사안외에 김주석이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는 사안도 물론 포함돼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의제에 대한 사전조정없이 열리게 돼 있어 이에 대한 준비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 인상이다.

 청와대는 또 오는 7월1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실무접촉을 앞두고 의전비서실과 경호실이 각각 정상회담에서의 의전 및 경호문제에 대한 우리측 최종안을 마련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는 의전은 쉽고도 자연스럽게 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전에 신경을 써서 정해 둘 일이 많다는 생각이고 경호문제는 특히 신경을 써 북한측과 사전조정을 해두어햐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원은 이날 모레로 다가온 실무접촉준비를 위해 이홍구부총리를 중심으로 회담결과를 분석하고 세부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통일원의 각 사무실에는 아침 일찍부터 국민의 격려전화와 정상회담이 정말로 열리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통일원은 남북정상회담이 합의된 이후 북한방송의 남한 비방이 일제히 중단되는 듯한 징후를 보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이다. 통일원은 사실 속으로 정상회담개최합의 이후에도 우리 정부나 대통령을 비방하는 방송이 계속되지나 않을지 무척 고민했었으나 이날 방송내용이 의식적으로 비방을 자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정보분석실의 한 관계자는 『사실 지난 24∼25일께부터 북한방송의 비방이 눈에 뛰게 줄어들었다』며 『최소한 정상회담때까지는 더이상 비방방송이 안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예비접촉으로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한 통일원산하 남북회담사무국 직원들은 이날 아침까지도 정상회담의 전격 합의에 따른 「여운」이 가시지 않은듯 저마다 그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정상회담을 위한 세부사항을 일일이 챙겨야 하는 회담사무국으로서는 지금부터 정상회담이 끝나는 순간까지 가장 바쁜 사무실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직원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회담사무국은 앞으로 남은 절차문제중 의전문제에는 익숙하지 않아 청와대와 외무부등으로부터 자문을 구하는 한편 6공때의 고위급회담 당시 자료들을 뒤지고 있다.

 ○…외무부는 평양정상회담이 합의된 직후 각 해외공관에 훈령을 보내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당위성과 성사배경을 주재국에 알리고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당부하는등 회담의 성공을 위한 국제적 분위기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외무부는 또 이번 정상회담의 실무준비와 관련,외교정책실과 의전실 미주국등으로 실무작업반을 구성하고 북한핵문제의 현황을 한반도비핵화와 연관시켜 일목요연하게 새로 정리하는 한편 동서독정상회담등 과거의 사례에 대한 비교검토에도 착수했다.

 외무부는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헌법정신상 외무부가 의전을 담당할 수는 없지만 의전실무를 맡게 된 통일원산하 남북회담사무국에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전달하는등 부처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홍윤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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