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난폭한 자본의 논리 고발” 공지영씨(31)는 최근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여성작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최근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 장편소설 「고등어」를 거의 동시에 출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페미니즘 장편소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큰 반향을 일으켜 유명작가의 대열에 들어선 그는 이제 6년간의 작가생활을 일단락지으려 하고 있다.
그는 데뷔 소설인 「동트는 새벽」부터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등을 통해 80년대 운동권의 아픔을 형상해 왔다. 「고등어」등은 이데올로기에 대한 천착에서 좀 더 큰 바다로 가기 위한 정리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80년대를 증언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작품을 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사람들의 순수함을 훼손시킬 수도 있는 것이죠.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사람의 어린시절을 이해해야 하듯이, 90년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80년대 큰 흐름을 그었던 사람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세대 영문과를 나와 노동현장에 투신한 적도 있었던 그에게 장편소설 「고등어」는 이데올로기와 운동의 문제에서 빠져나오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운동권에 뛰어들었다 결국 병사하는 한 여자를 통해 그는 일견 허망한 것 같은 80년대의 열기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역으로 보여주고 있다. 팔팔 뛰는 고등어와 식탁 위에 올라온 고등어의 대비가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성숙한 사람들을 상징하고 있다.
그는 『이데올로기 문제에서 한 발 벗어나 자본의 논리가 한 인간을 황폐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자본주의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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