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접촉 「컨트롤 타워」는 처음 만나 악수한뒤 합의문에 서명하기까지 10시간25분. 이홍구통일원장관과 김용순북한노동당비서간의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은 지루한 대치 끝에 전격적합의를 일궈냈다. 우리측 이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협상팀의 회담을 견인해간 「컨트롤 타워」의 실체는 무엇인가.
○…이번 협상의 의사결정시스템은 청와대―통일원―안기부의 세로축이었으며 협상제어시스템은 통일원―외무부―안기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김영삼대통령―박관용비서실장―이홍구부총리―김덕안기부장의 라인업에 따라「제안―승인―결정―재가―통보」가 흘러갔으며 이홍구부총리―한승주장관―윤여준총리특보간의 「가속과 감속」이 제어장치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남북문제는 정상회담 논의에서 적십자회담 실행에 이르기까지 전부가 안기부의 몫이었다. 안기부가 입안하고 진행하고 평가했으며 청와대는 보고를 받는 형국이었으며 협상테이블에 나가는 통일원은 「얼굴마담」역할만 충실히 해왔던 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의 협상은 김대통령이 직접 이부총리에게 원론적 밀지를 내렸고 박실장이 각론적인 「대통령의 뜻」을 수시로 이부총리에게 전달했다. 이부총리는 사안마다 김안기부장과 모의회담 성격의 「실전검증」을 협의했다는 것이다.
또 핵문제등에 있어 한미간의 현안이 남북간의 해법에 변수가 되고있었던 관계로 외무부의 국제상황 전달이 회담진행의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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