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학기당 1만5천명 불과 6월말로 끝나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대출 학자금 융자를 신청하는 학생들이 대학장학과에 줄을 서고 있다. 최근 5년사이 등록금은 매년 평균 15% 정도씩 치솟았으나 전체 대출규모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25%나 줄어 돈 빌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학자금대출은 금융기관이 학자금을 연 9.5%의 이율로 학생들에게 빌려주고 학생과 정부로부터 4.75%씩 이자를 받는 제도. 재학중에는 이자만 내고 졸업후 5년동안 원금과 이자를 분할상환하는 좋은 조건이어서 인기가 높다.
75년에 시작된 학자금대출액은 89년에 최고 1천2백억원까지 늘었다가 그뒤 매년 줄어 지난해 4백억원, 올해는 국민은행 1백10억원, 농협 1백50억원, 10개 지방은행 40억원등 총 3백억원으로 줄었다. 1인당 대출규모가 등록금 한도내인 1백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국 3백여개 대학(전문대 포함)에서 융자받을 수 있는 학생은 학기당 1만5천여명에 불과하다. 특히 도시지역 학생들의 창구인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2백억원에서 1백10억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금융기관의 학자금 대출이 줄어든 이유는 교육부의 이자차액 보전예산(정부가 대출금에 대한 이자의 일부를 대신 갚아주기 위해 확보하는 예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89년 대학생과외 허용 이후 학생들의 등록금마련이 수월해져 학자금대출제도의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학자금 문제는 기존의 장학재단을 활용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교측의 주장은 딴판이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지난 학기 배정된 국민은행 장기융자 신청서는 각각 60장으로 두 학교 모두 서울캠퍼스에만 80여개 학과가 있어 학과당 1장꼴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신청자는 학과별로 평균 10명 이상이었으며 학생들의 성화로 국민은행에 총장명의의 공문을 보내 겨우 2장을 더 얻어내기도 했다. 21개 학과가 있는 서강대도 지난 학기 배정된 융자신청서가 겨우 20장에 불과했다.
사립대보다 등록금이 싸고 학생들의 과외수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장학과의 담당직원은 『융자신청서가 턱없이 모자란다』며 『정부가 내년부터 융자대상학생수를 늘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은행측도 정부가 이자차액 보전예산만 확보해주면 학자금대출금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학자금대출은 은행으로서는 손해날 것이 없는 상품』이라며 『연체율도 일반대출보다 그리 높지 않아 장기적 고객관리 차원에서 정부가 대출액 수준을 높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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