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중계팀 촬영 청와대·주석궁 보내/대표단에 “수용”·“거부” 즉석지시 28일 상오10시부터 판문점 우리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은 회담진행상황이 각각 청와대의 김영삼대통령과 평양주석궁의 김일성주석에게 TV로 시종일관 생중계됐다.
김대통령과 김주석등 쌍방정상이 TV화면을 통해 회담광경을 지켜보다 수시로 대표들에게 『수용하라』 『거부하라』등의 지시를 내리며 사실상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것.
이날 판문점에는 남북한 사전합의에 의해 KBS의 중계팀 20명이 상주, 회담장 내부의 모습을 북측지역에 송출했던것.
평화의 집 2층회의실은 본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보도진의 접근이 차단됐으나 사전에 설치된 TV카메라는 회담테이블을 세 방향에서 에워싼채 낱낱이 촬영하고 녹음했다.
카메라에 잡힌 회담장모습은 평화의 집 앞에 설치된 대형중계차로부터 판문점지역내에 남북으로 매설된 광케이블을 통해 북측 통일각으로 보내졌다.
판문점 북측지역에서는 북한관영 중앙TV팀이 우리측이 보내온 NTSC 주사선 방식을 PAL방식으로 전환, 평양의 주석궁으로 화면을 쏘았다.
김일성주석은 주석궁에서 TV를 지켜보며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는 것. 이 지시들은 다시 통일각과 우리측 평화의 집 사이에 연결된 직통전화로 북한수행원들을 위한 대기실로 전달됐다. 이 직통전화는 상호간에 도청시도를 하지 않기로 합의돼있다.
수행원들은 테이블에 마주앉아 설전을 거듭하고 있는 수석대표들에게 메모를건네줬다. 회담의 발언 하나하나가 정상회담에 응한 양측정상들의 의사표시이며 TV화면과 전화선으로 이어지는 사실상의 간접 정상회담이 이루어졌던 셈이다.
북한측의 「8월평양안」과 우리측 「7월서울안」이 팽팽히 맞서던 상오11시께 북측 수행원들은 김용순북측단장에게 수분간격으로 흰 쪽지를 건넸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곧이어 양측은 회담시기를 7월25일로 합의했다.
이처럼 남북회담의 내부모습이 TV로 양측 수뇌부에게 생중계된 것은 과거 고위급회담의 전례가 있었으나 판문점회담이 중계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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