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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복귀기관사 막바지 설득/서울지하철파업 수습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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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복귀기관사 막바지 설득/서울지하철파업 수습국면

입력
1994.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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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측 개별접촉 등 안간힘/노조선 “이탈방지” 소조별 단속 서울지하철파업사태가 공사측이 노조원의 복귀시한으로 정한 28일 70%의 노조원들이 복귀신고를 함으로써 수습국면에 접어들었으나 기관사들의 복귀율은 아직 40%대에 머물러 이들의 복귀가 파업해결의 막바지 고비로 남아있다.

 이날 기관사들의 복귀율은 27일까지의 20%수준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나 다른 분야 노조원들의 복귀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이어서 다수 미복귀 기관사들의 복귀여부에 최종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와 서울시는 나머지 기관사들의 복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

 사실 지하철노사 양측은 89년 이른바 「3·16파업」을 통해 파업의 성공과 지하철정상운행의 열쇠는 기관사가 갖고 있다는 점을 절감하고 파업이전부터 기관사들을 자신의 편에 묶어두기 위해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노조는 그동안 내부이탈을 막기 위해 5∼6명단위로 소조를 구성, 분산 행동해왔으며 공사측과 서울시의 개별설득기도를 피하기위해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간부나 서울시 간부들까지 나서 이들 집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을 시도하려 했으나 별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파업기관사들은 파업이후 서울외곽과 포천 안양 성남등 수도권지역 유원지와 낚시터등에 5∼6명씩 소규모로 짝을 지어 다니면서 무선호출기를 이용, 공동보조를 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사측 관계자는 유독 기관사들의 복귀가 저조한 배경에 대해 『기관사들은 「지하철의 꽃」이라는 직종 특유의 자존심과 함께 상당수가 철도고·철도청출신 기관사로 이어지는 선후배 사이로 결속력이 강해 개인적 이탈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조집행부가 주로 기관사 위주로 짜여져 있는데다 89년 파업때 복귀한 기관사들이 지금까지도 노조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점등도 기관사들의 발목을 잡는 한 요인으로 공사측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28일 복귀시한이 다가오면서 상당수 기관사들이 동요의 조짐을 보였다는게 공사측 주장이다. 실제로 이날 복귀신고에서도 하오2시이후 2백여명이 넘는 기관사들이 한꺼번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 또 이들이 복귀신고를 해야 하는 각 승무사무소에는 이날 어느 정도가 복귀했는지를 묻는 기관사들의 전화가 잇따랐고 일부 기관사들은 승무사무소 주변을 배회하며 망설여 간부들이 나가 이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공사측은 이에 따라 29일에는 복귀기관사가 더욱 늘어 정상운행의 전기가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정진황기자】

◎“시민의 발이 시민 짓밟아도 됩니까”/지하철서 졸도 임신부 이필숙씨/“조산가능성” 얘기듣고 슬픔·분노로 망연자실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시민을 짓밟아도 되는 것입니까』

 서울지하철 단축운행 첫날인 28일 상오8시께 지하철2호선으로 출근하다 인파에 떠밀려 졸도했던 임신부 이필숙씨(28·서울 마포구 공덕2동)는 『조산 가능성이 있다』는 병원측의 말에 억누를 수 없는 슬픔과 분노로 망연자실했다.

 임신6개월인 이씨는 이날 평소처럼 5시30분께 일어나 남편 이영주씨(28·회사원) 출근뒷바라지를 마치고 7시40분께 관악구 봉천6동 회사로 향했다. 상오8시께 아현역에서 지하철2호선을 탈 때 평소처럼 한가하지는 않았지만 크게 붐비지 않아 별다른 생각 없이 전동차에 올랐다. 그러나 역을 하나씩 지나면서 밀물같이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밀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배에 신경이 쓰였다. 당산역에서 간신히 자리를 얻어 안심했던 이씨는 한꺼번에 밀어닥친 인파에 배가 눌려 심한 통증을 느끼다 갑자기 앞이 캄캄해졌다.

 얼마 후 눈을 뜬 이씨는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쳐 사당역 인근 지하철공사와 마주한 병원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태아의 심장박동수가 정상치인 1백20에 훨씬 못미치는 80수준이어서 조산 우려도 있고 잘못하면 유산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주치의 이재찬박사의 말에 또 한번 앞이 캄캄했다. 다른 승객 20여명도 질식해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을 듣고 나니 끔찍했던 전동차 안의 인파가 떠올랐다.

 『아무리 지옥철이라지만 이렇게 사람을 잡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이같은 사고를 만든 범인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 연락을 받고 달려온 남편 이씨는 애꿎은 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지하철 파업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선연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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