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신상에도 불멸의 아름다움이…/사진필름 이용… 절대·영원성 경구도 근년 들어 참신한 설치미술작업을 잇달아 발표해온 재미화가 전수천씨(47)가 또 하나의 설치미술전 「사람의 얼굴, 신의 얼굴」(29일∼7월9일 가나화랑, 733―4545)을 보여주기 위해 귀국했다. 그는 「한강 수상 드로잉전」(89년 서울 올림픽 1주년기념) 「움직이는 문화열차」 등으로 당시로서는 낯선 미술운동을 대중에 소개했고, 지난해는 대전 엑스포장에 상징조형물 「비상의 공간」을 제작함으로써 평면작업을 벗어나려는 강렬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사람의 얼굴…」은 사진필름을 이용한 개념적인 설치미술이다. 떨어져 딩구는 신라불상·그리스신상 등의 머리부분, 혹은 머리가 없는 불상의 몸부분이 검은 상자 속에서 새로운 형상으로 현현하는 것이다.
작품 위에는 「예술은 오진을 해도 예술이기 때문에 피안에의 길이 있다」 「종말 또는 죽음은 어떤 것도 막을 수 없다」등의 경구가 적혀 있어 그의 작업이 절대성과 영원성의 영역을 더듬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작품 속의 파괴된 불상이나 신상은 섬뜩하기도 하지만, 파괴되고 훼손된대로 불멸의 아름다움을 메시지처럼 전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그 한계를 객관화하기 위한 그의 작품이 또한 비극적 아름다움, 혹은 인간화한 아름다움을 드러내주고 있는 셈이다.
그는 『욕망의 근원지인 인간의 내면은 유사이래 계속되면서 오늘에 와 있다. 그리고 첨단과학도 인간의 감성이라는 자연적 아름다움을 깨뜨리지는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년전부터 경주와 부여 런던 베를린 파리 아테네 로마 등에서 작품소재를 찾아 온 그는 『동양의 신상은 서양 신상보다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일본 무사시노미대, 와코대와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을 나온 그는 30여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도쿄와 뉴욕, 서울을 오가며 활동해 오고 있다.【박내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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